“점주 단체교섭 남발 땐 가맹사업 생태계 파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프랜차이즈 창업 열기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 2024’ 행사장이 관람객으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 야당 가맹법 본회의 직회부 논란

프랜차이즈 “유감 넘어 자괴감”
공정위도 “심도 깊은 논의 필요”

“가맹사업거래공정화법 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가맹점주 단체가 100개 생기면 가맹본부는 이들 100개 단체와 같은 내용을 갖고 각각 따로 협상해야 할 처지에 내몰리게 됩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24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야당 단독 처리로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된 가맹사업법 개정안과 관련해 “한국 프랜차이즈 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라며 이같이 우려를 표했다. 이어 “입법 미비점이 있는데도 다수 당이 힘으로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직회부한 데 대해 유감을 넘어 자괴감까지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정책토론회나 청문회 등 할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해 문제점을 지적하겠다”고 말했다.

거대 야당이 오는 5월 임시국회에서 가맹사업법 개정안 통과를 본격 추진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업계는 개정안 시행으로 복수 가맹점 사업자 단체가 난립해 각자 협의 요청권을 남발하거나, 단체 간 경쟁으로 불필요한 분쟁이 양산되는 등 부작용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가맹점주에게 사실상 근로자에 준하는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부여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특히 ‘점주 단체 등록제 및 협의 의무제’를 통해 가맹점주가 구성한 가맹점주 단체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등록할 수 있도록 한다. 등록된 가맹 사업자단체는 가맹본부에 협의를 요청할 수 있으며 가맹본부는 이에 응해야 한다. 만약 응하지 않으면 시정명령이나 고발 등 제재가 부과된다.

소관 부처인 공정위도 개정안에 대해 “보다 심도 있는 논의 과정을 거쳐 입법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정부 부처 및 이해관계자에 대한 충분한 의견 수렴과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은 공동 논평을 통해 가맹사업법 개정안 직회부에 대해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이들 단체는 “거대 본사의 불공정행위 및 갑질 등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안전장치”라고 주장했다.

최준영·김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