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 적고 막말승객 못참아”… 운전대 안잡는 청년들

  • 문화일보
  • 입력 2024-05-2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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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택시기사 고령화 가속

서울 버스기사중 60대이상 30%
20~30대 택시기사는 1% 불과
택배·배달업계로 쏠린 탓 분석
향후 대중교통 공급 감소 우려


부산 = 이승륜 기자, 김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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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버스·택시 기사의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으로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근무 조건 악화에 따라 젊은 세대가 버스·택시 노동시장 진입을 꺼리는 데 따른 것으로 향후 고령의 기사가 은퇴할 경우 대중교통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시내버스 기사 1만7921명 중 60세 이상 비율은 30%, 곧 60대에 접어드는 55∼59세 기사는 27.7%(4961명)에 달했다. 이는 적어도 5년 안에 60세 이상 기사 비율이 60% 수준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30대 이하의 젊은 기사는 4%에 불과했다.

부산도 조만간 60대 기사가 최대 주류 세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산의 시내버스 기사는 50대가 43%, 60대 이상은 17.2%였다. 마을버스 기사의 50대, 60대 이상 비중은 각각 13%, 44.9%였다. 또한 만 63세 이상의 촉탁직(기간제 계약직) 시내버스 기사도 전체의 7.29%(437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촉탁 기사는 만 63세 정년퇴직 이후 일반 기사보다 적은 임금을 받고 일하는 기사들이다.

신규 채용이 부진한 가운데 업체마다 경력자를 선호하고 동종업계 1년 이상 등의 채용 조건을 내거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근무 여건이 탄력적인 택배나 배달업계로 젊은 기사의 쏠림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마을버스 업계 관계자는 “170만∼230만 원가량의 적은 월급을 받으며 10∼20분 단위 배차 간격에 맞춰 버스를 운행해야 하는 악조건에 승객 욕설 등 악성 민원까지 더해지면서 젊은 기사 구하기가 갈수록 어렵다”고 말했다.

버스업계의 고령화·구인난은 곧바로 운행 대수 감소, 배차 간격 증가 등으로 인해 시민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이에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지난해 8월 분기별로 하던 기사 채용을 수시로 전환하기로 했다. 부산시도 지역버스조합과 지난 16일 시 청사에서 승무원 채용 설명회를 열었다. 조합 관계자는 “문의만 하는 경우가 허다했다”고 전했다.

택시 고령화는 더 심각하다. 지난달 기준 서울의 법인택시 운전기사 1만9918명 중 60세 이상 비율은 69%였다. 반면, 20, 30대 젊은 기사 비율은 1%에 불과했다. 부산도 법인택시 기사 5566명 중 50대가 25.7%, 60대 이상이 69%로 다수를 차지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역 대중교통업계가 한 해 1000명 이상의 고용 창출이 가능한데, 미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니 젊은 인력 유입이 급감했다”며 “근본적 대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승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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