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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에 빨갱이 많다” 는 국민의힘 시의원… 與 김해시장도 “부적절”
11세 男제자 집에 불러 성폭행 34세 女교사…출산까지 ‘북미 발칵’
“용변칸에서 쉬지마”…화장실 몰카 찍어 공개한 회사 논란
유명 탤런트, 치매 母 방임…연금 가로채고 연락두절
강타, 6년 만에 팬미팅…3월 ‘라이브 워크숍’ 개최
권성동 “강남경찰서 전화 건 윤상현, 의원이 그정도 할 수 있다”
유희경의 시:선(詩: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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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77건
생성일 2021-06-16
동백을 기다리며
‘한 편의 시를 떠올리거나 한 편의 시가 쓰일 때마다 겨울 햇살을 받는 듯 온몸이 데워지곤 했다. 그 온도에 대한 기억, 그 온기에 대한 기대가 아니었으면 지금 이곳의 한겨울은 한없이 춥기만 했을 것이다. […] 나는 벌써, 겨울 햇살을 받고 선 남녘의 한겨울 동백 한 그루가 된다.’ - 정끝별 ‘전생이 나무였을
문화일보
2025-01-15 11:37:56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좋은 것을 줄게/ 오래 간직했던 것을 줄게/ 말린 나물을 줄게/ 보험도 줄게/ 이건 수를 놓은 손수건이고/ 네 배냇저고리야/ 옷은 잘 다려 입고 햇볕을 많이 쫴야 돼/ 그런 걸 자꾸 잊어버리게 돼’ - 남현지 ‘철수’(시집 ‘온 우주가 바라는 나의 건강한 삶’) 새것을 마다할 사람이 있을까. 나 역시 마찬가지
문화일보
2025-01-08 11:32:08
사랑하는 조용한 나의 일상
‘사랑하는 조용한 나의 자리/ 사람이 많이 찾지 않아 사랑하게 된 나의 자리, 영원히 사라지지 않으려면 사람들이 찾아줘야 하지./ 하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으면 더는 사랑할 수 없는 나의 자리’ - 봉주연 ‘사랑하는 조용한 나의 자리’(시집 ‘두 개의 편지를 한 사람에게’) 평소보다 일찍 눈을 떠 출�
문화일보
2024-12-18 11:37:55
믿음을 회복해야 할 필요
‘등 뒤에 서는 사람, 닿지 않을 가장 가까운 거리까지 다가서는 사람, 그러나 돌아보지는 말라는 사람, 걸으면 같이 걷고 서면 다시 등 뒤에 붙는 사람, 떠난 사람을 붙잡지 못한 사람, 가다 서서 가지 못해 울먹이던 그 사람을 영영 떠나보낸 사람, 그 사람이 지금 내 뒤에 서 있다’ - 최하연 ‘그 사람’(시집 �
문화일보
2024-12-11 11:35:03
눈 치우기
‘숨길 수 없는 몸을 가진 사람들/ 스스로의 위치를 들키며 걸어간다// 내가 여기 있다고 말하면/ 당신은 잠시나마 이곳으로 올까// 길게 늘어진 발자국과 끝이 없는 길/ 주변은 온통 하얗게 물들어 있고// 누군가 시작한 걸음을/ 누군가 끝내며// 반복되는 풍경’ - 차유오 ‘녹지 않는 겨울’(시집 ‘순수한 기�
문화일보
2024-12-04 10:45:23
삶이라는 수학여행
‘아침을 먹고 창밖을 보는 시간/ 모든 아이에게 각자의 창이 있다/ 우유와 비스킷을 받았지만/ 모두 벌을 선다고 생각한다 빠짐없이/ 각자의 풍경을 관찰해야 한다/ 각자의 풍경을 소개해야 한다/ 우리는 원하는 것을 떠올리고 그것이 보인다고 말한다’ - 배수연 ‘여름 캠프2’(시집 ‘여름의 힌트와 거위들’)
문화일보
2024-11-27 11:37:43
독자의 시간
‘마주 보고 더 멀리 서 있자/ 내가 더 멀리 던진 공을 네가/ 더 안정적으로 받고// 네가 더욱더 멀리멀리 던진 공을 내가/ 완벽하게 받으면서// 우리 둘 사이의 포물선들을/ 백만 개쯤 되는 포물선들을’ - 김소연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나는 이야기’(시 산문집 ‘생활체육과 시’) 제법 겨울다워졌다. 이번
문화일보
2024-11-20 11:38:47
편지 쓰기
‘근데 말이야/ 이게 내 진심이야/ 기어이 이어지고 마는 마음이 있다는 것/ 흐릿해져도 글자의 모양은 변하지 않으니까/ 흐릿한 마음을 우리가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여전하니까’ - 유선혜 ‘그게 우리의 임무지’(시집 ‘사랑과 멸종을 바꿔 읽어보십시오’) 며칠 쌀쌀하더니, 도로 따뜻해졌다. �
문화일보
2024-11-13 11:33:08
서점 ‘좋아함의 공동체’
‘창밖으로 쏟아지는 햇살을 보면/ 무엇이 아름다운 건지는 알 것 같다// 그 아름다움이 어디서 오는 것인지는 몰라도/ 그 아름다움을 보는 것이 누구인지는 몰라도/ 그 햇살이 모두에게 공평하다는 건 알겠다’ - 황성희 ‘태양 아래의 성찰’(시집 ‘너에게 너를 돌려주는 이유’) 나는 서점을 ‘좋아함의
문화일보
2024-11-06 11:41:42
당신이 누구든 기꺼이
‘당신은 누구십니까?/ 인생을 낭비한 죄인입니다/ 시간은 삶을 만드는 재료이지요// 당신은 누구십니까?/ 숨은 비명이 불쑥 올라오는 사람입니다/ 구겨진 종이가 멀리 가는 법이지요// 세상에는 단순하게 나쁜 사람도 없고/ 복잡하게 좋은 사람도 없지요’ - 천양희 ‘사람’(시집 ‘몇차례 바람 속에서도 우리는
문화일보
2024-10-30 11:35:44
어깨 위의 천사
‘너는 사과를 깎아놓고 간다/ 내가 이렇게 쓰고 있으면/ 너는 내 책상을 창문 쪽으로 약간 틀어주고 가고/ 내가 이렇게 쓰고 있으면/ 너는 하늘을 조금 떼어/ 필통 안에 넣어놓는다/ 내가 이렇게 쓰고 있으면/ 너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끔은 가지도 않는다’ - 김선오 ‘내가 이렇게 쓰고 있으면’(시집 ‘싱�
문화일보
2024-10-23 11:34:21
북향 방
‘어둠에 단어들이 녹지 않게 조금씩 사전을 읽는다/ 투명한 잉크로 일기를 쓰면 책상에 스며들지 않는다 날씨는 기록하지 않는다/ 밝은 방에서 사는 일은 어땠던가/ 기억나지 않고 돌아갈 마음도 없다/ 북향의 사람이 되었으니까// 빛이 변하지 않는’ - 한강 ‘북향 방’(문학과사회 2024년 가을호) 소설가 한
문화일보
2024-10-16 11:33:17
딴생각
‘딴생각은/ 이 순간 나만을 위한 집을 짓겠다는/ 노련한 목수나 인부의 의지로부터 온다.// 개중 복도가 길고 구조가 복잡해/ 낮에도 길을 잃어 가슴 아픈 집들은 아름다운 날씨와 풍광 속에서 가장 빠르게 만들어진다.’ - 김연덕 ‘느린 상처’(시집 ‘폭포 열기’) 해가 갈수록 느는 게 나이만은 아닐 터다
문화일보
2024-10-02 11:49:40
테라포밍
‘너는 숨 한번에 어떤 생각을 얼마나/ 흘려보낼 수 있는 사람일까// 모든 우연이 겹쳤다// 우연이겠지 의식하는 순간 운명이 멈춰// 이제 잘 모르겠는 사랑을 하려고/ 수소문 끝에 찾은 굴절들’ - 김민지 ‘테라포밍’(시집 ‘잠든 사람과의 통화’) 누구 못지않게 잘하는 일이 있다면 한숨 쉬기. 한껏 들였다 �
문화일보
2024-09-25 11:32:47
좋은 아침
‘구름이 걷히고 구두 의자와 책상 형광등 그리고 천장 일부를 비춘다. 비로소 구두가 사라지나 봐. 그들처럼 나도 몰두하게 되나 봐. 나직하게 말한 것 같은데 모조리 나를 쳐다보는 아침. 이런 게 아침이라면 저는 웃으면서 말할 수 있습니다. “맞아요. 좋은 아침입니다.”’ - 김동균 ‘좋은 아침’(시집 ‘재재
문화일보
2024-09-11 11:42:38
가을 우체국
‘사소하고 사소한 사람들이 오늘도 우체국 유리문을 미는구나. 어쩌나, 고모여, 고모여 당고마기고모여, 스카치 테프 삐쭉한 소리 비명을 지르며, 빗방울같이 서걱거리는 저 유리문, 히말라야로 끝없이 편지를 띄우는, 히말라야 기러기같이 울고 선 저 유리문’ - 강은교 ‘샛골목 안 우체국’(시집 ‘미래슈퍼 옆
문화일보
2024-09-04 11:38:40
어쩌면, 동반자인 삶의 무게
‘나는 늙은 코끼리를 업는다/ 무게를 보살피려고/ 등 뒤에서 양손으로 받치고/ 해변을 거스른다// (…) // 모든 소리가 물러났을 때/ 코끼리의 코가 내 심장 부근까지 닿았을 때/ 그제야 나는 알아챈다/ 작게 흘러나오는 그의 콧노래’ - 한정원 ‘콧노래’(시산문집 ‘내가 네 번째로 사랑하는 계절’) 하여간
문화일보
2024-08-28 11:39:04
나를 쌓으며 살아가기
‘평생을 살고만 싶다고 말한 사람이나 평생을 죽고만 싶다고 말한 사람이나 모두 벽돌을 쌓는다/ 그들은 모두 무언가 묻고 싶은 말이 있는 얼굴이다// 그래도 쌓아간다는 건 좋은 일 같아/ 좋았던 날들을 기억하려는 마음 같아서’ - 이승희 ‘벽돌을 쌓는 사람들’(시집 ‘작약은 물속에서 더 환한데’) 산문집
문화일보
2024-08-21 11:36:52
할머니와 이야기보따리
‘할머니들 이마가 아름다운 할머니들// 아름다운 이마를 맞대고/ 이야기보따리를 풀고 있는 할머니들// 펼치면 넓어지는 것/ 이야기 속의 벌판은 넓었고// 멈출 수가 없었지/ 벌판엔 없는 것이 없었고// 나를 좀 끼워줄래’ - 신해욱 ‘할머니들 이마가 아름다운 할머니들’(시집 ‘자연의 가장자리와 자연사’)
문화일보
2024-08-14 11:38:10
심심함이라는 기쁨
‘해야 할 일들을 꺼내놓고 자판을 두드려댄다/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다가/ 가방에 넣어 온 샌드위치나 우걱거리는 주말 오후,/ 내 삶도 이렇듯 지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한 게 대체 뭐지? 그새 날은 저물어오고/ 내가 한 일이라고는 샌드위치를 먹은 게 전부 같다’ - 박성우 ‘주말’(�
문화일보
2024-08-07 11:3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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