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中·대만 ‘양안 新시대’ 주목한다

중국과 대만이 13일 상대방 수도에 상주 대표사무소를 교환 개설하고 7월4일부터 매주 말 직항 전세기를 운항하기로 하는 요지의 협정서에 서명했다. 양안 관계가 민간을 넘어 정부 차원으로 우호 분위기가 확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는 1949년 대륙의 공산화 이래 무력 대치해온 양측이 교류 협력의 ‘신(新)시대’를 열기에 이른 점을 각별히 주목한다.

양측은 1998년 10월 이후 근 10년 만에 양안관계 최고책임자 협상을 재개하면서 평화협정 체결이나 미사일 철수 등 정치·군사적 현안은 뒤로 돌리고 ‘쉬운 것부터 해결하는’ 단계적 방식을 취해왔다. 2000년 6월과 2007년 10월의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듯이 정치적 접근을 선행시켜온 한반도 남북과는 대조적이다.

5월20일 출범한 마잉주 대만 정부는 통일도, 독립도, 무력사용도 하지 않는 ‘3불(不)’원칙 아래 중국인의 직항, 관광, 환전을 허용하는 신판 ‘3통(通)’ 실현이라는 경제우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과 대만 간의 교역·교류 증대가 홍콩과 동남아 화교자본까지 포괄한 대중화경제권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양측이 각각 제1, 제5 무역 상대국인 한국은 그 경제적 파장에 대비하고 대책을 세워나가야 할 것이다.

양안관계가 이렇듯 ‘경제 협력을 통한 평화’의 수로를 열고 또 넓혀가는 한편, 북한과 일본도 11~12일 베이징 국교정상화 실무그룹회의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 재조사와 대북 제재 부분 해제를 주고받으며 관계 개선에 나서 동북아의 정세를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우리는 북한과 일본 관계가 이렇듯 반전하기까지, 특히 북한이 6·10 반(反)테러 성명으로 대일관계의 한 매듭을 풀기까지 미국의 ‘주문’이 주효했다는 외교가의 분석에 주목하며, 북한이 그같은 자세를 진정한 개방 의지로 이어나가기 바란다. 그렇게 되면 양안 신시대에 못지 않은 남북 신시대가 개화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