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터키 부르사주 닐뤼페르시 인근 하사나가 공단에 입주한 포스코의 자동차강판 전문 가공센터 ‘포스코-TNPC’에서 핫코일을 운반하는 현지인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맨위 사진). 포스코-TNPC 직원들이 강판을 가공(중간 사진)·운반하는 모습(아래 사진).
“7년 반 동안 같은 업종의 스페인 철강회사인 바메사(Bamesa)에서 근무하다 포스코의 비전을 보고 이직해 근무하고 있습니다.
근무환경과 조건도 훌륭하고 무엇보다 세계 최고 품질의 철강제품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26일 포스코의 유럽지역 최초 자동차강판 전문 가공센터인 터키 포스코-TNPC에서 만난 무틀루 칠(34)의 얼굴에는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했다. 대당 450만달러에 달한다는 ‘블랭킹 프레스’(철판을 원하는 모양대로 잘라내는 기계)에서 쏟아져 나오는 철판을 주시하며 바쁘게 움직이던 그는 “현대차와 르노 등 세계 유명 자동차 회사들이 모두 우리 고객들”이라고 자랑했다.
포스코-TNPC는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에서 동남쪽으로 260㎞ 떨어진 부르사주 닐뤼페르시 인근 하사나가 공단 내 3만2000㎡ 규모 부지에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해 10월 준공한 공장 내부는 철판 자르는 기계음과 원재료인 핫코일(철판을 두루마리 형태로 말아놓은 것)을 나르는 크레인 소리로 가득했다. 연간 17만t의 철강재 가공설비를 보유한 포스코-TNPC는 고품질 자동차 강판을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공급해 터키에 진출한 현대차와 포드, 르노, 토요타, 피아트, 혼다 등 주요 자동차업체들에 어필하고 있다.
사실 포스코-TNPC는 지난해 가동 초기 신규업체에 배타적인 터키 철강시장 환경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꾸준한 신규고객사 개발과 현지 철강재 임가공 노력으로 영업시작 2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특히 자동차업체들과 차량 개발 초기부터 협업과 원스톱(one-stop) 공급을 정착시켜 고객사 구매 및 재고관리 부담을 줄여줘 호평을 받고 있다. 르노의 유수프 구벤 테세큘레에(42) 물류매니저는 “포스코-TNPC 가동으로 납기 및 재고비용 개선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가공품질 역시 뛰어나며 언제든 품질 대응이 원활해 만족스럽다”고 평했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지정학적 요충지인데다 최근 급격한 산업고도화가 진행되면서 철강 수요가 치솟고 있는 신흥시장 터키에 대한 포스코의 투자는 이틀 뒤인 28일 코자엘리주 이즈미트시에 연산 20만t 규모의 스테인리스 냉연공장 착공으로 이어졌다. 16만9000㎡ 부지에 조성되는 공장이 완공되면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터키 스테인리스 시장 선점은 물론 동유럽과 중동, 독립국가연합(CIS) 등 인접국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날 착공식에서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세계 최고 설비로 우수한 품질의 스테인리스 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함으로써 수입대체 및 수출을 통한 무역수지 개선과 고용창출 등 터키 경제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1968년 경북 포항시 영일만 바닷가에서 시작한 포스코는 현재 연간 3500만t가량의 철강제품을 생산해 조강생산량 기준 세계 4위 철강사로 발돋움했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올해 초 시무식에서 10여년 뒤인 2020년 매출 200조원을 달성한다는 ‘포스코 비전’ 2020을 발표했다. 철강 중심 사업구조를 미래형 사업구조로 전환하고 사업영역 역시 아프리카, 시베리아 등 세계 각지로 확대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의 해외진출은 ‘제품 생산은 고객사가 있는 시장 근처에서, 쇳물 생산은 원료가 있는 광산 근처에서’라는 방침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인도, 브라질 등에서는 종합제철소 건설에 나서고 중국, 베트남, 멕시코 등 철강 수요가 많은 국가에는 아연도금 강판공장, 냉연공장 등을 늘려가고 있다. 포스코-TNPC와 같은 해외가공센터 역시 현재 전세계 14개국 54개에서 2020년까지 배 이상인 115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포스코는 핵심사업인 철강사업 기준으로 탄소강 6500만t, 스테인리스 및 특수강 650만t을 생산하는 글로벌 3대 철강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포스코의 기술력 등 글로벌 경쟁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지난 6월 세계 철강전문 분석기관인 WSD는 세계 34개사를 상대로 기술력과 수익성 등 23개 항목을 평가한 결과,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포스코를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로 선정했다.
올해만 연구·개발(R&D)에 6200억원 이상을 투자한 포스코는 지난 2007년 세계 최초로 기존 고로 방식 대비 설비투자비는 20%, 운영비는 15%가량 절감할 수 있는 파이넥스 공법을 개발해 해외진출에 적극 활용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본격 상업생산을 시작한 차세대 자동차용 초고강도강(TWIP강)과 용융아연 도금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비중도 높여나가고 있다. 최근 정준양 회장은 운영회의 석상에서 “기술은 신뢰와 함께 포스코의 정체성이자 앞으로 나아가야 할 목표이자 방향”이라며 “포스코의 기술로 생산한 제품들이 최고의 평가와 가치를 받을 수 있도록 기술 개발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닐뤼페르(터키) = 글·사진 김남석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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