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자진탈당’ …김종인, 잔칫날 고춧가루

김종인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 이명박 대통령 취임 4주년 특별기자회견이 있은 22일 이 대통령의 자진 탈당을 촉구하는 듯한 발언을 다시 꺼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 친이(친이명박)계는 “기자회견날 고춧가루 뿌리는 거냐”며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통령 탈당은 답이 아니다’고 하는데 김 위원은 계속 탈당을 주장하고, 짜고치는 고스톱이냐”고 흥분했다. 총선 공천과 맞물려 ‘MB탈당’이 자칫 큰 쟁점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좌장격인 김 위원은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앞서 이날 오전 SBS 라디오에 출연, “박 위원장이 인위적인 탈당 이런 얘기는 앞으로 하지 않고 정책의 변화를 통해서 차별화를 하겠다, 이런 얘기를 한 걸로 기억을 하는데 아마 그 문제는 누가 어떤 강요나 이런 것보다도 당사자이신 분들이 알아서 처리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나, 이렇게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위원은 지난 1월18일 원희룡 의원이 개최한 토론회에서도 “대통령을 억지로 퇴출시킬 수 없고 새누리당의 재집권을 위해 대통령 스스로 어떤 자세를 취하는 게 옳은지 스스로 판단할 문제”라며 “최고 통치자가 그 정도 정치적 감각이 없다면 상당히 문제가 복잡하다”고 말한 바 있어 이날 발언은 자진탈당을 거듭 촉구한 것으로 이해됐다.

김 위원은 또 이날 ‘정책 차별성’과 관련된 질문에 “다음에 정부를 끌어 갈 사람은 종전과 같은 방식을 가지고서는 전반적인 사회 조화라는 것은 불가능하고, 이런 측면에서 박 위원장이 과거와는 좀 단절을 해야 되겠다는 이런 말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4대강 사업과 관련, “지금 거의 완료됐다고 얘기하지만 보가 터지느니 어쩌느니, 이런 얘기도 많이 나오지 않느냐”면서 “최종적인 아마 재점검이라고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또 인천공항 민영화와 관련, “잘 납득이 가지 않는 게, 잘 운영되고 있는 공항을 왜 꼭 민영화를 해야 되느냐는 그 명분을 자기가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친박(친박근혜)계는 ‘박 위원장과는 무관한 김 위원 개인의 주장’이라고 보면서 파문진화에 나섰다. 복수의 친박 핵심인사들은 “박 위원장의 뜻은 대통령 탈당이 전혀 아니다”면서 “김 위원이 워낙 독특한 스타일이라 전혀 통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20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대통령 탈당과 관련된 질문에 “인위적인 결별이 아니라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역대 정권 말기마다 대통령 탈당이 반복되지만 그것으로 해답이 되었는가 생각해 본다”고 하는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세동·김하나기자 sdg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