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帝가 허문 ‘돈의문’ 복원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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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12-12-1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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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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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일제에 의해 멸실되기 전인 1900년대 초에 촬영한 돈의문과 한양 도성 성곽 모습. 흑백 사진에 색깔을 입혀 돈의문 지붕이 보랏빛을 띠고 있다.서울역사박물관 제공


한양 도성이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올라 정식목록 등재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사대문 중 유일하게 멸실된 채 남아있는 돈의문(敦義門) 복원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예산이 많이 드는데다 전문가들 역시 가능한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기 위해서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10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2008년 발생한 화재로 문루 등이 소실됐던 국보 1호 숭례문(崇禮門)이 내년 초 복원되면 한양 도성 사대문 중 돈의문만 복원되지 않은 채 남게 된다.

한양 도성의 서대문에 해당하는 돈의문은 1396년(태조 5) 서울성곽과 함께 축조돼 세종 15년(1422년)에 현 위치로 옮겼다. 돈의문은 임진왜란 때 소실돼 1711년(숙종 37년) 재건됐지만 지난 1915년 일제가 전차 복선화를 추진하면서 강제로 철거됐다. 당시 신문 기사에 따르면 같은 해 3월 총독부 토목국 조사과의 주도로 경매가 진행돼 돈의문 기와와 목재는 205원 50전에 팔렸다. 현재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정동사거리가 위치한 곳이 돈의문 터다.

시는 연구용역을 거쳐 2009년 돈의문 복원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시는 서대문 고가차도를 2011년까지 철거하고 강북삼성병원 앞 정동사거리 일대 원래 위치에 돈의문을 2013년까지 복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돈의문 복원은 예산 및 원형 복원 등의 문제가 겹쳐 2022년까지 중장기 과제로 미뤄진 상태다. 계획 당시 돈의문 복원 관련 예산은 1295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됐다. 시 재정이 악화된데다, 예산 70%를 부담해야 하는 문화재청의 문화재 복원 예산이 연간 2000억 원에 불과해 단기간 예산 투입은 쉽지 않다. 지표가 훼철(毁撤) 당시보다 6m 가량 깎여 있고 지하차도를 건설해야 해 예산은 더 소요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원형 복원도 난제다. 과거 사진 등이 남아 있어 외형은 어느 정도 추정이 가능하지만 내부의 상세 모습을 알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졸속으로 복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시 한양도성자문위원은 “복원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졸속 복원되는 것이라면 차라리 복원을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초에 없는 문루를 만들어 오히려 원형을 훼손했다는 비판이 있는 숙정문(肅靖門)이나 원래 위치가 아닌 곳에 지어진데다 세부적인 모습에서 오류가 적지 않은 혜화문(惠化門) 등 잘못 복원된 사례가 적지 않다.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반드시 모든 구간을 복원할 필요가 없다는 점 역시 돈의문 복원을 늦추는 이유가 됐다. 시는 한양도성자문위원회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신중히 복원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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