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범죄자 점점 느는데… 별도관리 못하는 경찰 ‘답답’

국내 거주 외국인 100만 명 시대를 맞아 관련 범죄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범죄자 10명 중 1명은 기존 전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범자 관리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월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 김기영)는 자신에게 반말을 했다는 이유로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미수)로 기소된 조선족 강모(49)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강 씨는 지난해 6월 서울 구로구의 한 식당에서 김모(35) 씨와 술을 마시다 김 씨로부터 반말을 듣고 홧김에 부엌에 있던 흉기를 휘둘러 김 씨의 목과 가슴 등에 상처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강 씨는 다른 범죄 전과가 있었다.

앞서 지난해 7월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술에 취해 상습적으로 술값을 떼먹거나 영업을 방해한 혐의(영업방해 등)로 조선족 최모(45) 씨를 구속했다. 폭력행위 등 범죄 전과가 있었던 최 씨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일대 식당 및 주점에서 43차례에 걸쳐 행패를 부리고 업주들을 협박해 26차례에 걸쳐 음식값을 떼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경찰청에 따르면 2011년 검거된 외국인 범죄자 2만7436명 중 기존 범죄 전과가 있는 범죄자는 전체의 10.9%인 2992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같은 기간 살인, 강도, 강간 등 강력범죄를 저질러 검거된 외국인 범죄자 585명 가운데 기존 전과가 있는 우범자는 66명으로 11.3%를 차지했다.

외국인 범죄자의 재범률이 10%대에 달한 데다 내국인과 달리 거주지나 연고지 등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아 우범자 관리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인권 문제나 내국인과의 형평성 문제 등으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에는 외국인 우범자를 별도 관리하는 시스템이 있었지만 현재는 따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며 “대신 외국인 밀집지역 등에 대한 단속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