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건축가들, 광주비엔날레 ‘이색 폴리’ 화제

렘 쿨하스 미국 하버드대 교수를 비롯한 세계적인 건축 거장 등이 광주에 2차로 설치하는 폴리(folly·소형 건축물)에 사용된 기발한 아이디어가 화제다. 2011년 진행된 1차 폴리가 예술성을 중시했다면, 2차 폴리는 예술성에 실용성을 접목시킨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문화일보 2011년 9월 1일자 12면 참조)

3일 광주비엔날레재단에 따르면 독일 출신 건축가 니콜라우스 허시가 총감독을 맡은 2차 광주폴리가 이달부터 오는 6월까지 광주시내 곳곳에 설치된다. ‘인권과 공공 공간’이라는 주제의 2차 폴리는 총 8개로 도심 6곳에 분산돼 설치되며, 이 가운데 3개는 이동식이다.

현대 건축의 거장 렘 쿨하스와 독일에서 활동하는 작가 잉고 니어만이 함께 만드는 폴리 ‘투표’는 보행자를 대상으로 한 최초의 여론조사 장(場)이 될 전망이다.

중국의 예술가 겸 건축가이자 인권운동가인 아이웨이웨이(艾未未)는 알루미늄을 소재로 ‘포장마차’를 만든다. 이 포장마차는 도심을 순회하면서 시민들에게 음식과 대화의 장을 제공하는 열린 사랑방 기능을 하게 된다.

덴마크인 3명의 아티스트 그룹인 ‘슈퍼플렉스’는 광주 공원 입구에 있는 기존에 낡은 화장실을 철거하고 파리 소재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본부의 상임위원 화장실을 복제한 ‘유네스코 화장실’을 설치한다. 이 폴리는 문화권력자들의 화장실을 일반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탈권위화를 지향한다.

영국의 젊은 건축가 데이비드 아자예와 미국의 촉망받는 소설가인 타이에 셀라시는 한 팀을 이뤄 광주천 양유교 인근 천변에 시민의 쉼터이자 책 읽는 공간인 ‘광주천 독서실’을 제작한다.

공모작인 고석홍과 김미희의 ‘기억의 상자’의 경우 448개 상자 가운데 절반은 시민들의 기억을 담아내는 전시공간으로, 나머지는 일반 보관함으로 활용된다.

광주=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