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응수, 숭례문 ‘기증木’도 빼돌린 정황 포착

숭례문 부실 복원공사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복원 과정에서 문화재청이 납품한 관급 금강송 외에 국민들이 기증한 ‘기증목’도 일부 빼돌려진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11일 경찰청 관계자에 따르면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숭례문 복원공사 당시 문화재청이 납품한 관급 금강송 외에 일반 국민들로부터 기증받은 목재인 ‘기증목’ 100여 본(잘라진 목재 덩어리)이 공사를 총괄지휘한 신응수 대목장의 W 목재상으로 빼돌려진 정황을 포착하고 관련 부분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월 W 목재상과 경복궁 부재보관소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압수물과 각종 장부, 현장사진 등을 분석한 결과 숭례문 복원에 쓰였어야 할 기증목들이 W 목재상으로 빼돌려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8년 2월 화재로 소실된 숭례문 복원 공사에 쓰인 전체 목재는 국내산 육송 15만1369재(목재 부피 단위로 1재는 3×3×360㎝)로 이 가운데 국민들로부터 기증받은 기증목이 1만866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은 지난 2009년 문화재청이 강원 삼척의 준경묘와 양양 법수치 계곡 등에서 확보해 광화문 복원 공사용으로 납품한 금강송 중 일부가 W 목재상으로 빼돌려진 정황도 포착하고 최근 W 목재상에 남아 있던 12본의 금강송을 임의제출 형식으로 확보했다. 경찰은 이번에 확보한 금강송들의 출처를 파악하기 위해 조만간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