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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북레터 게재 일자 : 2014년 06월 13일(金)
‘삶의 메타포’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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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이야기, 축구이야기, 게다가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는 여자에게 최악이라고 하지만, 다 철 지난 옛말입니다. 군대 이야기는 방송의 인기 예능이 됐고, 축구앓이로 유명한 최영미 시인, 이탈리아 축구팬인 ‘로마인 이야기’의 시오노 나나미까지 갈 것도 없이 축구와 축구스타에 대한 열광은 남녀를 가리지 않습니다. 스타가 화려해진 만큼 평범한 필부의 군대 축구이야기는 더 가련해지기는 했습니다만.

월드컵에 맞춰 축구 관련 책들도 붐입니다. 이탈리아 축구저널리스트가 쓴 ‘메시 축구의 신’, 축구 칼럼니스트 김현민의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축구스타 28인’이 나왔고,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자전 에세이 ‘알렉스 퍼거슨’도 출간됐습니다. 북리뷰에 소개한 국제축구연맹(FIFA)을 고발한 책,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두툼한 인문서도 주목할 만합니다. 여기에 ‘논어’ 가르침을 축구로 풀어낸 ‘논어를 축구로 풀다’, ‘위대한 선수들은 어떻게 슬럼프를 극복했을까’ 같은 일종의 자기계발서도 가세했습니다.

축구 관련 책으로 가장 많이 추천받는 유쾌하고 지적인 소설가 닉 혼비의 ‘피버피치’는 일찌감치 재개정판으로 나와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11세에 처음 간 축구장에서 아스널 팀에 반한 뒤 평생 축구에 웃고 울며 살아가는 열혈팬 이야기입니다. 물론 축구에 빠져 연애도 뒷전이었던 작가의 자전적 성장담입니다. 그는 축구 때문에 온전히 성숙이 어렵다고 생각하면서도 축구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입니다. 혼비는 축구를 통해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시간과 감정을 투자하는 일과 비판적 시각 없이 온전히 같은 대상을 응원하고 그 소속감을 갖는 것의 가치”를 배웠다고 합니다. 축구는 좋아하되 축구광은 혐오한다는 움베르트 에코가 본다면 ‘우매한 것’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알제 대학 시절 골키퍼로 활약한 소설가 알베르 카뮈도 “축구에서 인생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실제로 축구에 대한 열광을 분석한 글들을 보면 축구만큼 인간, 인간사와 닮은 것도 없다고 합니다. 북리뷰 톱으로 전한 ‘브라질 어젠다’도 브라질인에게 축구는 ‘삶의 메타포’라고 했습니다. 어디 브라질인뿐이겠습니까. 초원을 뛰어다녔던 먼 인류를 떠올리게 하는 원시성부터, 현대 여성들을 열광시키는 육체성, 상승과 추락, 개인과 집단, 규칙과 예측이 불가능한 삶의 우연성, 여기에 스타, 마케팅, 돈과 엔터테인먼트산업까지…. 원시와 모던 그리고 현대성이 모두 담긴 삶의 축소판입니다.

월드컵의 막이 올랐습니다. 즐기시길. 그리고 이참에 관련 책도 펼쳐보시길. 월드컵 때문에 책동네는 울상입니다. 우리들, 경험으로 알지 않습니까. 무엇인가 몰입할 때 알게 된 지식은 평생 잊히지 않는다는 것을.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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