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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게재 일자 : 2014년 11월 07일(金)
의료사고 느는데… 병원 ‘쉬쉬’ 정부 ‘깜깜’
지난해 중재원 신청 1391건… 모르고 지난 것 합하면 10배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영면 고 신해철 씨의 유골함과 신 씨의 사진이 5일 경기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에 놓여 있다. 연합뉴스
고 신해철 씨의 사망을 계기로 의료사고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는 어떤 유형의 의료사고가 자주 발생하는지, 한 해 몇 건이나 발생하는지조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사고에 대한 신고나 보고 체계가 미비해 각 의료기관이 사고를 숨기는 데 급급하기 때문이다. 결국 국민 건강을 책임져야 하는 정부가 의료현장에서 빈번한 의료사고의 유형이나 특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서, 똑같은 의료사고가 되풀이되거나 의료사고 다발 의료기관이 별다른 제재 없이 영업을 계속하는 등 오히려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건강과 의료서비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의료사고 등 의료분쟁도 매년 급증하고 있지만 의료기관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그 숫자를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복지부는 의료사고 조정과 중재를 위해 마련한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신청(2013년 기준 1391건)된 것만 인지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소송이나 조정 없이 자체 합의하거나 의료사고인지조차도 모르고 지나간 경우를 합치면 그 숫자는 10배 이상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의료계 내부 평가다. 의료계 관계자는 “신해철 씨가 유명인인 탓에 외부로 드러났을 뿐이지 유사한 사고는 의료계에서 수도 없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의료사고 특성상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반복된다는 것이다. 모든 의사들이 정해진 수술·치료법을 따르기 때문에 실수 가능성이 높은 위험 지점에서는 대부분의 의사들이 공통적으로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즉,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해 두면 이후 비슷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지만, 병원들이 대부분 사고를 숨기고 공개하지 않는 탓에 다른 병원에서 유사한 의료사고가 똑같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감정단에서 2000년 이후 대법원과 고등법원에서 의료소송으로 판결된 의료소송 277건을 분석한 결과 약 30%는 예방 가능한 사건이었다. 이상일(예방의학) 울산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한 해 예방이 가능했던 의료사고는 약 1만7000건으로 추산된다. 의료계 관계자는 “신해철 씨 사고의 원인이었던 장유착수술도 전체의 10%는 천공 가능성이 있고, 0.8% 정도는 패혈증이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이 같은 사실을 의료진이 사전에 인지하고 대처했더라면, 또 이 같은 부작용에 대한 사전 설명을 환자 보호자에게만 했더라도 관련 사고는 예방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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