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은행 선점’ 빅매치… 미래에셋 등 설립 검토 착수

키움증권, 진출 의사 공식화
IT진영선 다음카카오 거론돼
시중銀은 e뱅킹 강화로‘맞불’

비은행 계열의 금융전문그룹과 온라인 증권사, 정보기술(IT) 기업, 시중은행 등 4대 진영이 하반기에 도입될 ‘인터넷 전문 은행’ 시장의 선점경쟁에 대거 뛰어들 태세여서 금융권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4월 공청회를 거쳐 인터넷은행 도입 방안을 수립하고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한다. 금융위의 강한 의지를 고려하면 하반기에는 인터넷은행을 설립할 수 있는 제도적인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부인하고 있지만,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인터넷은행 설립 의향을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증권사인 키움증권과 비은행 계열의 금융전문그룹인 미래에셋·한국투자금융지주 등은 이미 검토에 착수했다. 가장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회사는 60만 개 계좌와 23.1%의 개인 부문 점유율, 저축은행·자산운용사 계열사 등을 확보한 키움증권이다. 이 회사의 권용원 사장은 이미 진출 의사를 공식화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어떻게 정해질지 지켜보고 있다”면서 “해외 사례와 제도 변화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그룹과 한국투자금융지주그룹도 인터넷은행 진출 방안 검토에 들어갔으며, 교보생명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때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이들 회사는 금융업에 특화된 기업집단을 형성하고 있어 산업자본의 은행업 진출을 제한하고 있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IT기업 역시 금산법의 적용을 받기는 마찬가지. 하지만 해외에 인터넷은행 설립을 허용한 선례가 있어 금융당국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기준을 정할지가 관건으로 떠올라 있다. 현재로선 소액 송금 서비스를 시작한 다음카카오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반면 시중은행은 인터넷뱅킹과 보험·카드 등 각종 금융서비스를 융합하는 방향으로 ‘인터넷은행 시대’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관범·장병철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