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스 대신 흉기 들었다…‘외과의사’ 꿈꾸던 명문대생, 끔찍한 여친 살해범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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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 강남서 ‘교제 살인’ 20대男
인강 사이트 ‘선배 멘토’ 활동도

전문가 “과도한 집착 탓에 범행
엘리트지만 감정통제·공감 부족”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동갑내기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20대 남성 A(25) 씨가 ‘수능 만점’을 받고 “훌륭한 외과 의사가 되고 싶다”고 밝힌 명문대 의대생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후 살인 혐의를 받는 A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연다. A 씨는 지난 6일 오후 5시쯤 서울 서초구 강남역 사거리 인근 15층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 B 씨에게 수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A 씨의 진술을 확보한 경찰은 계획범죄에 무게를 두고 A 씨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는 등 자세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 씨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 출신으로 현재 서울 유명 사립대 의대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수능 만점을 받은 후 “이국종 교수처럼 훌륭한 외과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며 거주 지역의 시청, 유명 대형학원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일명 ‘명문대 선배 멘토’로 인터넷 강의 사이트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이런 이력 탓에 온라인에서는 A 씨의 소속 대학, 학번 등이 게재된 SNS 계정 등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대학 비공개 커뮤니티에서는 A 씨의 평판과 학교 생활에 대한 글도 올라오고 있다.

대낮 강남 한복판에서 의대생의 ‘교제 살인’이 벌어지자 시민들은 공포심을 호소했다. 김기주(29) 씨는 “사람 살리는 의사가 될 학생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것이 충격”이라며 “교제 폭력이 생각보다 가까이 있고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섬뜩했다”고 말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상대를 소유물로 보지 않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평등 의식을 갖고 있었다면 살인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과도하게 집착해 피해자가 이별 통보하는 것을 큰 상실감으로 받아들이는 심리적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공 교수는 “엘리트지만 본인의 감정을 통제하고, 피해자 고통에 공감하는 성향 등이 부재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앞서 A 씨는 범행 당일 오후 3시쯤 경기 화성시의 한 대형마트에서 흉기를 미리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한 남성이 옥상에서 뛰어내리려 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고 현장에서 B 씨의 시신을 발견해 A 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전날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날 피해자 B 씨에 대한 부검 또한 진행한다.

조율·김린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