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억 전세사기’ 혐의 사촌형제 실형…법원 “주거안정 위협”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서울중앙지법 서울중앙지법. 연합뉴스

서울 강서구 일대에서 10개월간 32채 주택 집중매수 후 돌려막기
法 “피해자 기망…보증금 일부 리베이트”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 일대에서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30여 명에게 전세보증금 총 81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사촌 형제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는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중개보조원 김모 씨에게 8일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김 씨의 사촌 동생 이모 씨는 징역 3년을, 중개보조원 장모 씨는 징역 5년을 각각 선고 받았다. 최 판사는 “범행 초기 임대차 목적물을 여러 채 매수한 후 추후 파산신청까지 계획하는 등 범행이 다분히 고의적”이라며 “임대차보증금이 재산의 전부 혹은 대부분이었던 피해자들은 이를 돌려받지 못해 주거 안정을 위협받고 정신적·경제적 고통을 크게 겪었다”고 지적했다. 장 씨에 대해서는 공범 혐의를 인정하면서 “이 사건을 주도한 걸로 보임에도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까지 김 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로 일관하는 등 태도가 불량하다”고 덧붙였다.

무자본 갭투자는 자기자본 없이 실제 매매대금보다 높게 받은 전세보증금으로 주택 등을 매수하는 방법이다. 김 씨와 이 씨는 2019년 3월부터 2020년 1월까지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빌라를 사들인 뒤, 세입자 32명으로부터 81억 원의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임대차 보증금이 정상 반환될 것처럼 피해자들을 속인 뒤, 임대차 보증금 일부를 리베이트 명목으로 나눠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범행 대상 빌라와 임차인을 물색하고, 이 씨는 매수인과 임대인으로서 명의를 제공했다. 이후 자기자본 없이 실제 매매 대금보다 더 많은 전세보증금을 받는 방식으로 빌라 32채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뒤 차액을 챙긴 혐의다. 공범인 장 씨는 이들 사촌 형제에게 무자본 갭투자 방식을 가르친 뒤, 약 9개월간 23채의 빌라를 함께 집중 매수해 범죄수익을 나눠 가진 혐의를 받는다. 범죄수익 대부분은 외제차 리스, 주식투자, 유흥비 등에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강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