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시장 다크호스’ 호반건설

‘주택업 성장’ 김상열 회장 주목

금호산업 인수전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호반건설의 ‘1대 1’ 대결 구도로 압축된 가운데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인수·합병(M&A)시장의 숨은 강자로 떠오른 호반건설과 오너인 김상열 광주방송(KBC) 회장이 주목받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반건설의 경우 1년 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 중 기업이 원할 경우 즉각적인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을 의미하는 당좌자산 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 719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현재 투자 여력으로 볼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단기매매증권 등도 4054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호산업 지분 인수 예상가가 최대 1조 원인 만큼 인수 의지가 확고할 경우 이 같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실탄 마련이 어렵지 않다는 분석이다.

현재 호반건설은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호반건설의 매출액은 9751억 원으로 지난 2013년(9585억 원)에 비해 1.7% 증가했다.

부채비율 역시 지난해 말 기준 11.41%를 기록 중이다. 건설업계 평균(300%)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다. 호반건설이 이처럼 견실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막강한 자금력을 갖출 수 있었던 배경은 김 회장의 이른바 ‘안정 중시’ 경영철학이 큰 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김 회장은 건설경기 불황의 골이 깊던 지난 2010년부터 빚을 내지 않는 무차입 경영을 지속하고 있다.

자수성가형 기업인인 김 회장은 광주전남지역에서 주택업으로 성장, 그동안 중앙 재계에 뚜렷하게 부각되지 않았다. 2011년 민영방송인 KBC의 경영권을 인수하고 올 들어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자리까지 차지한 김 회장이 이번 인수전을 계기로 ‘지역 맹주’에서 ‘전국구 인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