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7월31일자 日 ‘L투자’ 12곳 대표이사 등재

당정, 기존순환출자 규제 논의
전체 재벌개혁 아닌 롯데 국한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당정이 지배구조 개선 대책에 착수한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대주주로 한·일 롯데그룹 간 핵심 연결 고리인 일본의 소위 ‘L제○투자회사’를 장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에 이어 한국 롯데그룹의 최대 주주인 L제○투자회사도 자신의 세력 아래 두게 돼 사실상 한·일 롯데그룹 전체를 아우르게 됐다.

6일 일본 법무성이 발급한 L제1투자회사부터 L제12투자회사까지의 법인 등기부 등본을 보면, 신동빈(일본명 시게미쓰 아키오·重光昭夫) 회장은 지난 7월 31일자로 대표이사로 등재됐다.

당초 대표이사로 부친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7월 30일까지 12개 회사 중 9개 회사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었으나 신 회장에게 대표 자리를 내줬다. 신 회장이 L제○투자회사까지 장악하면서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 사태에서 한층 유리한 고지를 점유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날 당정협의회를 열어 롯데를 중심으로 한 대기업 소유 구조 개선책을 논의했다. 당정에서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은 신규순환 출자만 금지하고 있는데 기존 순환출자까지 규제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또 기업 총수 일가의 편법적 경영 승계를 막기 위한 방안,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한 제도적 규제도 함께 다뤄졌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야당이 요구하는 ‘재벌 개혁’에는 선을 긋는 분위기다. 국회 정무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김용태 의원은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롯데의 비정상적인 기업 운용 행태가 문제지, 이걸 재벌의 소유·지배구조의 문제로 단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임대환·박준희·이화종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