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분석>한국노총 강경파, ‘고용·임금 기득권’ 지키려 경제살리기 발목

공공연맹·금속·화학노련
대기업 산별노조가 주도

‘지도부 리더십 문제’지적도

18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복귀 안건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한국노총의 중앙집행위원회를 물리력으로 저지한 강경파는 금속노련, 공공연맹, 화학노련 등 3개 산별노조의 조합원들이다. 이들은 제조 대기업과 정부 산하기관 출신으로, 대부분이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한국노총의 산별노조 중에서 기득권층으로 분류된다.

금속노련과 화학노련 지도부는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한화 등 대기업 정규직으로 구성돼 있다. 공공연맹도 상대적으로 고용 안정성이 높은 조직의 조합원들로,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에 극도의 거부감을 보여왔다. 이들은 표면적으로 정부의 노동개혁 방안이 전체 근로자에게 해롭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자신들의 임금 및 고용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강경 투쟁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동학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 위원은 최근 “10%의 노동조직이 우리 사회의 상위 10%가 됐다”며 “이들이 전체 수익의 45%를 가져가 양극화 구조가 깊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사정위 복귀를 시사했던 한국노총 지도부가 강경파에 끌려다니고 있는 것과 관련, 지도부의 리더십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불거지고 있다. 지도부가 결정적인 시기에 결단력을 보이지 못하고 일부 강경파의 비민주적 행태에 밀리며 지도력에 큰 상처를 입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노동계 안팎에서는 “과거 한국노총 지도부가 여야 정치권에 진출하면서 조직 내 노선 갈등을 야기했다”는 해석을 하고 있다.

지난 4월 한국노총이 노사정위에서 탈퇴한 뒤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저지하기 위해 투쟁에 나선 기간이 4개월을 넘어서면서 조직 내 투쟁 기조가 세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노사정위 대타협을 하려면 3월에 했어야지 지금은 너무 멀리 왔다”며 “한국노총은 현재 달리는 호랑이 등 위에 탄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26일 중집을 다시 소집해 노사정위 복귀를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