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내년초 도입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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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계좌에 예금·펀드·ELS 등 年 2000만원 한도 운용
발생소득 200만원까지 비과세… 5년간 돈 묶이는 ‘흠’

30대 직장인 A 씨는 정부가 내년 초 내놓기로 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예금,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매년 2000만 원씩 5년간 한 계좌에 담아 운용할 수 있고, 발생 소득에 대해 200만 원까지 세금을 물리지 않아 ‘재테크’와 ‘절세’,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형저축이나 소득공제 장기펀드(소장펀드)처럼 소득수준에 따른 가입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반 직장인과 은퇴자 등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만 5년의 의무 납부기간을 둬서 자금이 장기간 묶이고, 포트폴리오에 담을 수 있는 금융상품 종류가 제한적이라는 점 등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 ISA란

개인이 직접 구성하고 운용하는 넓은 개념의 ‘펀드’라고 할 수 있다. 고객이 계좌를 개설한 다음 예금, 적금, 펀드, 파생결합상품 등 금융상품을 취향에 맞게 담아 운용할 수 있다.

과일가게에서 사과, 바나나, 딸기 등 먹고 싶은 과일을 골라 바구니에 담는 것처럼 ISA도 투자하고 싶은 금융상품을 이것저것 골라 넣을 수 있다. 편입이 허용된 상품은 계좌 안에서 자유롭게 자산을 구성하고 관리할 수 있다. 일단 투자한 후 계좌 내에서 상품 간 교체나 매매도 가능하다.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여러 금융상품 운용 결과로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통합해 순이익을 기준으로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점도 세제혜택이 있는 여타 금융상품과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2. 도입 취지는

정부는 저금리·고령화 시대를 맞아 국민의 종합적 자산관리를 통한 재산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ISA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예·적금 이자가 연 1∼2% 수준에 머무는 등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데다, 부동산이나 다른 투자 상품 역시 과거보다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돈 굴릴 곳이 마땅치 않은 게 현실. 이에 따라 그간 저소득층 등 특정계층을 대상으로 도입한 재산형성 세제지원 프로그램 수혜 대상을 일반 국민들로 넓히기로 한 것이다.

예컨대, 올해 말로 혜택이 끝나는 재형저축이나 소장펀드는 가입 직전 연도 연봉이 5000만 원 이하여야 한다. 정부는 특히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ISA가 이들의 노후자금 마련 상품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 가입 자격은

가입 당시 직전 연도 과세기간에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있으면 된다. 신규 취업자의 경우도 그해 소득이 있으면 가입할 수 있다.

연봉 5000만 원 이하로 가입에 제한을 둔 재형저축이나 소장펀드가 생각만큼 인기를 끌지 못한 것을 교훈 삼아 ISA는 가입조건에 소득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다만, 이미 상당한 수준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금융소득 연 2000만 원 초과)는 가입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자신이 ISA에 가입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국세청 홈택스에 들어가 ISA 가입용 소득확인증명서를 발급받으면 된다. 증명서에는 직전 연도 근로·사업소득 유무 및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 여부가 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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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납부 한도와 의무가입기간은

가입일이 속하는 연도부터 5년간 매년 2000만 원씩 총 1억 원까지 낼 수 있다. 단, 연간 한도인 2000만 원을 채우지 못해도 가입 가능 금액이 다음 해로 넘어가지는 않는다.

중복 세제혜택을 막기 위해 2000만 원 중 재형저축이나 소장펀드 납입액을 차감한 금액에 대해서만 ISA에 넣을 수 있다. 예컨대, 재형저축 가입자가 연간 1000만 원을 낸다면 ISA에는 1000만 원만 넣을 수 있다.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 5년간 계좌를 유지해야 하고 이 기간 원금뿐 아니라 이자 등의 인출도 제한된다.

다만, 15∼29세 또는 총급여 2500만 원 이하 근로자나 종합소득 1600만 원 이하 사업자에 대해서는 의무가입기간을 3년으로 단축해 주기로 했다. 또 저축자 사망, 해외이주 등 예외적인 경우 중도해지를 허용키로 했다.


5. 가입 절차 및 운용방법은

가까운 은행, 증권, 보험사를 방문해 ISA를 개설하면 된다. 가입자는 소득확인증명서 가입요건 충족 여부를 증빙하는 서류를 해당 금융회사에 제출하고, 금융회사는 실명확인 등 절차를 거쳐 계좌 개설을 해준다.

가입자는 계좌개설 이후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나 투자자문업자의 조언을 받아 다양한 금융회사의 상품 중 계좌로 편입할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예를 들어 A 씨는 국내 주식형 펀드 70%, AA등급 ELS(주가연계파생결합증권) 20%, 제1금융권 적금 10% 등을 ISA에 넣기로 했다. 선택한 상품을 계좌 개설 금융기관에 지시하면 된다. 가입자의 지시를 받은 금융회사는 가입자가 낸 금액으로 해당 금융상품을 구매하여 ISA 계좌에 편입한다. 가입자가 계좌 내 상품을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 애초 운용지시한 내용을 변경 지시하여 상품을 교체할 수도 있다. 금융회사는 가입자별로 분기별 운용보고서를 이메일, 서면 등을 통해 가입자에게 운용현황 모니터링 내용을 보내야 한다.


6. ISA내 편입 가능 상품은

ISA는 개인이 직접 구성·운용하는 넓은 개념의 펀드이기 때문에 한 계좌에서 개인의 판단에 따라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아 운용할 수 있다.

ISA 계좌에는 연간 납부 한도 이내에서 다양한 금융회사에서 취급하는 예·적금 등 예금성 상품(조합 예탁금 포함), 펀드(상장지수펀드 포함), 파생결합증권을 자유롭게 편입할 수 있다. 하나의 상품만이 아닌 복수 상품을 ISA 계좌에 편입할 수 있다.

ISA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가입기간 내 상품교체 허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존 펀드 계좌의 경우 가입 기간에 상품교체는 해지로 간주해왔다. 예를 들어 A 운용사 펀드를 B 운용사로 변경하거나 C 주식형 펀드를 D 채권형 펀드로 교체하려면 반드시 해지하는 일이 필요했다. 소득공제 장기펀드의 경우 상품 교체를 위한 해지 시 납부금의 6.6%의 세금을 추징하고, 재형저축은 비과세 혜택도 취소됐다. 하지만 ISA는 가입기간 중 상품 간·사업자 간 상품 교체를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며 교체해도 비과세·저율 분리과세 혜택이 유지된다.

ISA는 세제혜택을 주는 상품이므로, ISA 계좌를 통해 신규로 투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따라서 기존에 보유하는 펀드를 ISA에 편입하고자 하는 경우 기존 펀드를 해지하고 ISA를 통해 재투자하여야 한다.


7. ISA에 대한 과세는

기존 금융상품의 경우 상품별 과세가 이뤄지고, 손익 통산을 불인정했던 것과 반대로 ISA 과세는 계좌 내 통합과세 및 손익통산을 허용하고 있다. 원리금 보장상품이 아닌 투자성 상품의 경우 이익이 나기도 하고 손실이 나기도 하는데 ISA 계좌를 통해 금융상품에 가입·운용하는 경우, 먼저 상품 간 통산을 한다. 예금, 펀드, ELS 등 계좌 내 편입한 모든 금융상품에서 발생한 이익에서 손실을 차감한 순이익을 기준으로 과세한다. 기간은 계좌 유지기간 5년 중 발생하는 이익과 손실을 통산하게 된다.

이에 따라 ISA 유지기간 5년 중 상품 간·기간 간 손익통산 후 최종 순이익이 없는 경우에는 과세하지 않는다. ISA 세제혜택은 ISA 가입 이후 5년간 발생한 수익 중 운용수익 200만 원을 비과세와 분리과세로 차등화한다. 5년간 발생한 투자수익 중 200만 원 한도까지는 비과세하고 남은 금액에 대해서는 분리과세(9%)와 지방소득세(0.9%)를 합해 9.9% 세율로 과세한다. 소액 납세자의 경우 운용수익 대부분이 비과세될 것으로 전망된다.


8. 재형저축·소장펀드와 비교하면

ISA는 재형저축과 소장펀드와 비교하면 상품성·편의성이 높다.

먼저, 가입대상이 넓기 때문에 보다 많은 국민들에게 포트폴리오 구성과 운영을 제공함으로써 부의 형성 기회를 부여한다. 상대적으로 높은 납입한도로 인해 실질 재산형성과 목돈마련에 기여 한다. 또 세제혜택이 끊김 없이 시장 상황과 자산관리 목표에 따라 다양한 상품을 자유롭게 편입시키고 교체하는 것이 가능하다. 계좌 안에 여러 상품에서 발생한 손익이 통산 후에 과세함으로써 세금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내년부터 재형저축·소장펀드 신규가입은 할 수 없으나 기존 가입자는 만기까지 납입이 가능하고 세제지원 유지가 가능하다. ISA의 연간 납입한도는 기존 재형저축·소장펀드의 연간 납입한도를 포함해 관리된다. 예를 들면 기존 재형저축 가입자가 연간 납입액을 1000만 원으로 설정한 경우, 신규 가입하는 ISA는 연간 1000만 원까지만 납입이 가능하다. 재형저축의 연간 납입액을 10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하향 조정하면 ISA의 연간 납입액은 1500만 원으로 상향 조정 가능하다.


9. 금융기관의 역할은

금융회사는 가입자의 지시에 따라 계좌 내 금융상품의 편입·교체, 원천징수 등 계좌 관리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금융상품 탐색과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가입자를 위해 대표 포트폴리오를 구성 제시하여 개인의 성향과 수요에 적합한 자금운용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ISA 시행 초기에는 가입자가 ISA 계좌 편입상품을 스스로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판단해 금융회사가 각 위험선호도별로 대표 포트폴리오를 구비해 제시하고, 가입자가 금융회사의 대표 포트폴리오를 고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ISA 도입에 따라 금융회사의 자산운용 역량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장기간에 걸쳐 자산축적을 할 수 있도록 돕고 다각적인 금융자산 투자를 유도해 저금리 시대 자산형성을 돕는, 안정성과 운용수익 극대화를 만족시켜 주는 금융회사가 결국 고객의 선택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0. 향후 추진 일정은

기획재정부는 세법 개정안 입법예고, 차관·국무회의 등 정부 내 절차를 거쳐 9월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하반기 중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하위법령 정비·시스템 구축작업 등을 거쳐 내년 초 시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법적 근거가 마련되는 즉시 은행·증권·보험사를 통해 ISA 계좌 개설 운영이 가능해진다.

금융당국은 투자자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제도시행 이전까지 간편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금융위 주관으로 기재부, 금융감독원, 예탁결제원, 금융협회 및 금융회사 등이 참여하는 ISA 제도도입 태스크포스를 통해 합리적 대안 마련을 적극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박수진·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