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복싱서 金 따고 집 장만하는게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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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 대학부 밴텀급 우승… 어퍼컷·라이트 훅 ‘자유자재’

“올림픽 금메달 획득하고 부모님께 집 장만해드리는 게 꿈이에요.”

한국의 ‘파키아오’ 함상명(20·용인대·사진)이 22일 강원 원주 상지대 체육관에서 열린 2015 전국체전 복싱 남자 대학부 밴텀급(56㎏) 결승전에서 김형승(20·울산과학대)을 1라운드 TKO로 꺾고 우승했다. 복싱 국가대표 ‘1진’인 함상명은 장기인 어퍼컷과 라이트 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김형승을 제압했다.

함상명은 한국 복싱계의 기대주다. 2013 전국체전 고등부 플라이급(51㎏)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지난해 3월 최연소 국가대표가 됐다. 이어 9월 열린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실력을 입증했다. 또 국제복싱협회(AIBA)가 아마추어 복싱의 발전을 위해 만든 프로복싱대회(APB)에서도 3연승을 거뒀다.

함상명은 “사실 지난 7월 APB 경기 도중 상대 선수의 펀치를 잘못 맞아 엄지손가락이 골절돼 4주 진단을 받고 재활 중이었다”며 “훈련을 충분히 하지 못했으나 내년 올림픽을 앞두고 한 시라도 경기를 쉬고 싶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함상명은 전형적인 ‘인파이터’ 스타일이다. 투지와 커버링이 좋고, 상대에게 파고들어 공격적으로 펀치를 퍼붓는 게 장점이다.

또 가족에 헌신하는 ‘효자 복서’로도 알려져 있다. 부모와 함께 경기 시흥시에 있는 전셋집에서 살고 있는데 하루빨리 ‘우리집’을 장만하는 게 꿈이다. 요즘엔 은퇴 이후 집에서 쉬고 있는 아버지에게 월급을 통째로 맡기고 자신은 출전수당을 아껴가며 저축까지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위에선 함상명을 필리핀의 국민적 영웅이자 복서 매니 파키아오(37)에 비유하기도 한다. 파키아오는 어려운 환경을 딛고 세계 최고의 복서가 됐다.

함상명의 다음 목표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함상명은 “아직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우선 내년 3월 아시아 지역 쿼터 대회에서 반드시 3위 안에 들어 출전권부터 손에 쥐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