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 위협>정부 ‘개성공단 폐쇄’ 등 초강경 독자제재 카드 꺼낼까

“발사계획 즉각 철회를” 경고
한·미·일 차원 제재 불가피
인도적 지원 축소 등 가능성

정부가 3일 북한 김정은 정권을 향해 장거리미사일 발사 강행 시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발사 계획 철회를 공식 요구했다. 하지만 정부는 혹독한 대가가 독자적 대북제재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사항과 내용이 담길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정부 안팎에서는 개성공단 축소 및 폐쇄부터 인도적 지원 감축, 경제 봉쇄 강화, 탈북자 국내 정착 확대 등 다양한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청와대는 바쁘게 움직였다. 전일 오후 11시쯤 북한이 국제해사기구(IMO)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위성 발사 계획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오전 8시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개최했다. 회의 직후인 오전 8시 30분쯤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 겸 NSC 사무처장은 청와대 기자실인 춘추관으로 내려와 A4용지 반장 분량의 발표문을 읽어 내려갔다. 조 처장은 “만약 북한이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강행할 경우 이는 한반도는 물론 이 지역과 전 세계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서 국제사회로부터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조 처장은 발표문을 읽고 질의응답 없이 다시 본관으로 향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북한의 위성 발사 주장을 장거리미사일 발사 실험 시도로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위성 발사에 쓰이는 로켓 추진체와 장거리미사일 엔진은 기술적인 차이가 없다.

조 처장은 “북한은 2일 IMO 등 국제기구에 소위 위성이라고 주장하는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할 예정임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북한이 4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가 논의되는 시점에 계획을 통보한 것은 국제사회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북한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떠한 발사도 유엔 안보리 결의에 명백한 위반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발사 계획을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처장은 ‘혹독한 대가’를 언급하면서 “국제사회로부터”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현재 북한에 대해서는 유엔 안보리 중심의 제재가 고려되고 있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와의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한·미·일 3국 차원의 제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4차 핵실험에 이은 추가 도발인 만큼 한국 정부의 독자 제재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조 처장은 “정부는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포함해 국민의 생명과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 대해서도 확고한 대비 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제교 기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