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 위협>北, 국제기구에 사전통보… 인공위성 ‘포장’

국제사회에 합법 천명
제재확대 피하려 꼼수

북한이 김정일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을 전후한 기간(8∼25일)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국제기구에 통보했지만 국제사회는 핵탄두 투발 수단인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포장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로켓을 기습 발사하기보다 국제기구에 위성 발사로 통보하고, 이에 맞춰 중국 고위급의 방북을 허가한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희석시키고 동북아 전략 구도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어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처음으로 사전 통보 없이 4차 핵실험을 감행했던 북한이 로켓 발사에 앞서 2일 국제기구에 위성 발사를 통보하고 같은 날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의 방북을 받아들인 것에는 다목적 포석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논의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로켓 발사가 합법적인 위성 발사임을 천명하는 동시에 중국을 끌어들여 일종의 설득·협상을 통해 기류를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우 대표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따른 국제사회의 여론 악화와 ‘강력하고 포괄적인’ 대북제재 움직임을 거론하며 추가도발 자제를 요구할 것으로 관측되지만 역으로 북한은 중국에 자국의 이해를 설명하는 기회로 삼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3일 “현재로써는 북한이 로켓 발사를 강행할 가능성이 크지만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둘러싼 국면을 전술적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며 “방북 중인 우다웨이 대표가 얼마나 운신의 폭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가진 것은 5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압박카드로, 4차 핵실험을 통해 국제사회와 냉각화를 거치고 협상 국면에 가서 이 카드로 분위기를 유리하게 끌어오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