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TPP 이어 ‘세계최대 경제 블록’ TTIP서도 소외 우려

세계 GDP 절반이나 차지
미국 중심 무역질서 재편
“연내 주요쟁점 합의 목표”

韓, FTA 효과 상쇄 우려
정부, 진행방향 예의주시

유럽연합(EU)과 미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반대 여론과 난제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22일 12차 라운드 협상이 시작됐다. 이번 협상 재개로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이 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돼 우리 정부도 미국 중심의 세계무역질서 재편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U와 미국은 2013년 7월 대서양 양안 간 FTA를 포함한 TTIP 체결을 위한 1차 협상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워싱턴과 브뤼셀을 오가며 실무 협상을 진행해 왔다. 미국은 연내 협상을 타결지을 방침이다. 오는 26일까지 브뤼셀에서 진행되는 이번 협상에서는 서비스·투자 분야 개방 및 관세 철폐 문제, 그리고 공공조달 분야 참여를 위한 공동 규율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EU 측 협상 관계자가 전했다.

우리 정부도 미국과 EU의 TTIP 체결 협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비록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는 한발 늦었지만 한·미 FTA라는 ‘높은 수준’의 개방을 이뤄낸 상태여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무역 질서 재편 과정에서 한국이 어떤 위치에 놓일지 신중하게 주판을 놓고 있는 중이다. 통상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미 오바마 행정부가 아태 지역의 다자간 무역협정인 TPP와 함께 EU 등 서방 선진국의 TTIP 조기 체결을 밀어붙이는 것을 두고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정부 관계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종료 전 TPP와 함께 TTIP 협정을 마무리하길 원하고 있다”며 “이들 다자간 FTA를 통해 미국 중심으로 세계무역 질서를 재편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추진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으로 세계무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이들 다자간 FTA를 서둘러 마무리 짓고자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미국이 TPP와 TTIP 협정을 마무리한 다음 이들 협정 규범을 세계무역기구에 적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