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진흥기금’ 고갈 위기… 5000억서 올 연말 400억으로

재원확충은 않고 쓰기만
문체부, 출연 법제화 검토

정부의 대표적 문화예술 분야 지원 자금인 문화예술진흥기금이 고갈 위기에 처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따르면 문예 기금 잔액은 2004년 말 5273억 원에서 지난해 연말 813억 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는 문예 기금의 주요 조성원이던 공연장·박물관·미술관 등의 입장료에 일정액을 부과하던 모금방식이 2003년 말 위헌 결정으로 폐지된 뒤 특별한 재정 확충 없이 사업비 부족분을 기금에서 헐어 쓴 결과이다. 이에 연간 감소율은 2009년까지는 4.7∼8.6%로 한 자릿수였으나 2010년 20.1%가 급감해 잔액이 2988억 원으로 줄었다. 2014년엔 35.4% (잔액 1547억 원), 2015년 28.2%(잔액 1110억 원), 2016년 26.8%(잔액 813 억 원)로 감소했다. 올해는 감소 폭이 48.1%로 422억 원만 남게 된다.

문체부는 관광개발진흥기금과 국민체육진흥기금에서 안정적 출연을 가능하도록 법제화하는 것을 포함해 다양한 재원확충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관련법을 개정해 방송통신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는 방송통신발전기금 일부를 출연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현재 문예기금의 주요 재원인 복권기금의 출연 비중을 높이는 것과 함께 국고에서 직접 출연받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하지만 국고 지원을 받을 경우 정부 눈치를 보게 돼 기금 집행이 예속될 수 있기에 문예위의 자율적 기금 운영이 보장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