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사법경찰과 핫라인 구축… 저작권 피해 최소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윤태용 한국저작권보호원 원장은 한국은 저작권 분야에서 외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면서도 새로운 도전들을 해결하기 위해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저작권보호원 제공

‘저작권보호원’ 초대 원장 윤태용

갈수록 중요해지는 저작권 보호에 관한 정부 정책의 계획과 수립을 지원하고 집행하기 위해 지난해 9월 한국저작권보호원이 설립됐다. 그 이전에 저작권 보호 업무는 한국저작권위원회와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로 이원화돼 있었다. 하지만 업무 중복성과 비효율성이 지적되면서 두 기관이 통합돼 보호원으로 일원화됐다.

지난 3월 보호원의 신임 원장에 임명된 윤태용(58) 원장은 “저작권 침해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통합·출범한 보호원이 ‘새로운 병 속의 낡은 포도주(old wine in a new bottle)’처럼 이름만 바뀐 기관에 머물지 않도록 경계하겠다”며 “명실상부하게 달라지고 크게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겠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대외경제국장,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콘텐츠산업실장 등을 거친 그는 조직관리 능력, 대외 협력 및 조정 능력과 문화콘텐츠 및 저작권 전반에 대해 경험이 풍부한 정통관료 출신이다. 19일 윤 원장을 만났다.

―일반인에겐 보호원이 낯설다. 구체적 역할은.

“국내외 인터넷 사이트를 모니터링해 불법저작물을 적발·심의해 행정 조치하고, 오프라인상 불법저작물을 수거·폐기한다. 저작권 특별사법경찰의 과학수사를 지원하고, 저작권 보호기술의 연구·개발, 국제 저작권 기술 콘퍼런스와의 기술 공유, 해외 저작권 보호인력 초청 교육도 실시한다. 정품 콘텐츠 유통업체 인증, 저작권 침해실태 조사와 국민 저작권 존중의식 제고 등 저작권 보호의 컨트롤 타워 역할이다.”

―저작권 분야 성과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정부와 민간의 노력으로 저작권 보호는 괄목할 성장을 이뤘다. 2009년부터 미국의 지식재산권 감시대상국에서 벗어났고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에서는 ‘저작권 보호를 위한 강력한 법제와 정책적 의지를 지닌 국가’로 평가됐다. 한국은 이제 국제적 찬사를 넘어 외국의 벤치마킹 대상국이 되고 있다. 하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SNS·토렌트 등 온라인 매체를 중심으로 불법저작물을 유포하는 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조속한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

―한류 콘텐츠 침해 문제는 어떤가.

“해외 한류 지역에서의 불법복제가 심각해 해외 진출 콘텐츠 기업의 수익구조 개선이 어렵다. 한류 콘텐츠 보호를 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각국 담당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집행력을 확보해야 한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전방위 협력 채널’을 강조하시는데.

“그렇다. 저작권은 관련 법·제도와 기술이 빠르게 변하고 다수의 이해 관계자가 공존하기 때문에 국내외 공공기관과 민간부문 간 협력관계 구축이 중요하다. 버트런드 러셀이 일찍이 ‘인간을 구원할 유일한 길은 협력’이라고 했듯이 우리는 초협력 시대에 살고 있다. 국내 민간부문과의 협력, 수사·단속 및 인터넷 차단 업무를 담당하는 공공부문과의 협력, 글로벌 저작권 정보 교류 및 보호 역량 선진화를 위한 해외 민간부문과의 협력,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인터폴, 유로폴, 해외 국가별 저작권 보호 담당기관과의 공조가 필요하다.”

―올해 중점 추진 사업은.

“저작권 보호기술을 인공지능(AI)과 결합해 첨단화하기 위한 기술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재의 적발·단속 위주의 기술에서, 인공지능 기술 등을 적용한 불법 복제물 탐지·예방 등의 보호기술로 진화·발전시키려 한다. 저작권 침해에 대한 종합 대응체계 구축도 추진 중이며, 저작권 특별사법경찰과 핫라인을 구축해 헤비 업로더나 반복 침해자 등의 불법저작물을 적발하는 즉시 수사가 이뤄지도록 연계해 저작권 피해를 최소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윤 원장은 보호원의 보다 먼 미래를 염두에 둔 저작권 보호 전략 마스터플랜을 수립 중으로 우보천리(牛步千里)의 자세로 준비해 가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목전에 다가와 있다. 변화 시기에는 많은 도전이 있다. 하지만 변화의 ‘Change’에서 한 글자만 바꾸면 기회의 ‘Chance’가 되듯이 변화 속에는 항상 기회가 숨어 있다.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 거대한 변화(Mega Change)를 거대한 기회(Mega Chance)로 바꾸겠다.”

최현미 기자 ch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