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오후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文캠프선 “특목고 폐지” 주장
‘富 대물림’ 신랄히 비판하며
본인은 ‘쪼개기 증여’ 의혹
‘명문대 안나오면 소양없다’
학벌조장 저서 내용도 논란
“위선적… 공직자 자격 없어
文정부 기조와도 맞지 않아”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자녀 학력 문제가 제기되면서 사퇴 요구가 비등하고 있다.
3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윤한홍(자유한국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홍 후보자의 딸이 현재 청심국제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과거 홍 후보의 소신 발언과 맞물려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청심국제중은 특성화중학교로 특목고 진학률이 높고 수업료가 비싸기로 유명하다. 2015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청심중의 1인당 평균 납부액(수업료·기숙사비·급식비 등)은 2014년 기준으로 1499만 원이다. 대원국제중(1054만 원)과 영훈국제중(924만 원) 등 다른 국제중보다 월등히 비싸다.
문제는 홍 후보자가 과거 특목고 등을 폐지해야 한다고 소신 발언을 해 왔다는 점이다. 홍 후보자는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의 정책본부 부본부장 등을 역임하면서 특목고 폐지론을 강하게 폈다.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고 입시기관이 돼 버렸다는 이유에서다.
2013년 국회의원 시절에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자녀의 영훈국제중 부정 입학 논란이 일자 ‘재벌의 부의 대물림’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2007년 17대 대선 당시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도 특목고의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2007년 11월 교육개혁시민연대가 개최한 ‘특목고 정책, 대선 후보에게 듣는다’는 토론회에 문국현 후보 정책자문위원으로 참석했던 홍 후보(당시 경원대 경제학과 교수)는 특목고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부패 사건이라고도 규정했다. ‘특목고 폐지’가 그의 일관된 ‘소신’이라는 것을 입증한다.
전형적인 ‘내로남불’로 평가되는 배경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공직자가 가져야 할 중요한 솔선수범 덕목 면에서 봤을 때 수준 이하”라며 “왜 그런 사람을 임명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도 “말과 행동이 일관돼야 한다는 공직자의 기본 자질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런 인사를 한 청와대의 인사검증시스템이 또다시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 사례로, 청와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상류 기득권층의 위선적 기회주의자 모습을 보이는 홍 후보자의 내정은 ‘적폐청산’이라는 정부의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고, 노희상 한국자유총연맹 자유통일연구원장도 “장관 후보자의 말과 행동이 다르면 시민들이 정부의 정책을 제대로 신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액 자산가들의 증여를 신랄히 비판해 왔던 홍 후보자 스스로 재산신고액이 지난 2012년 21억여 원에서 올해 55억7000여만 원으로 크게 늘면서 ‘쪼개기 증여’ 의혹이 제기되는 등 이미 신뢰에 큰 타격을 입은 상태다. 그가 가천대 교수 시절이던 1998년 쓴 저서 ‘삼수·사수를 해서라도 서울대에 가라’의 내용은 학벌 논란을 낳기도 했다. 홍 후보는 ‘명문대를 나오지 않으면 소양이 없다’는 등의 내용이 논란이 되자 “이유 불문하고 무조건 사과한다”며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임대환·김윤림·윤명진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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