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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08일(水)
트럼프 방한, 우려는 해소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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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 정치부 선임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정상회담을 나누기 직전까지만 해도 여러 우려가 있었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 형성되어 있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상당한 정도의 ‘불편함’과 ‘불신’ 기류 때문이었다. 얼마 전 미 국무부의 한국 담당 책임자들을 만난 국내 인사들에 따르면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이해할 수 없는 사례 두 가지를 구체적인 날짜까지 꼽으며 밝혔다고 한다. 하나는 지난 7월 17일의 전격적인 남북 군사 당국회담 제안, 또 하나는 북한 6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9월 11일) 불과 이틀 만에 벌어진 800만 달러 대북 지원 검토 방침 발표다.

이게 약 한 달 전의 일이다. 그 뒤 ‘불편한’ 상황들이 속속 추가됐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목전에 둔 지난 3일 싱가포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중 균형외교’를 꺼내 들었다. “미국과의 외교를 중시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도 더더욱 돈독하게 만드는 균형 있는 외교를 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10월 31일엔 청와대가 직접 나서 ‘미국 미사일방어체계에 편입하지 않고, 사드 추가 배치 계획이 없으며,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는 ‘3No 원칙’을 확인하는 언론발표문을 돌리는 일이 벌어졌다. 동맹국 정상의 방한에 앞서 “들어라, 김정은”은 없고 온통 “리슨, 양키(Listen, Yankee)”만 있었던 셈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청와대의 안보 인식과 외교 수준을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돌았다. 야권 정치인이 전한 미국 조야(朝野)의 분위기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최대 목표가 ‘중국 눈치, 평양 보호’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런 가운데 7일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은 두 나라 관계의 불협화음을 정리하는 자리였던 것으로 보인다. 동맹의 미래를 논하기보다는 여러 우려를 불식하는 제스처와 덕담, 선물 교환이 이뤄졌다. 문 대통령이 ‘수십억 달러 미국산 무기 구매’를 선물로 주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건너뛰기(skipping)는 없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확실히 사업가적 수완으로 단련됐다. ‘말 폭탄’을 아꼈지만, 곳곳에서 돈 냄새를 풍겼다. 대북 정책·안보 이슈와 관련된 속마음은 감춘 채 무역적자 해소 같은 실속을 챙겼다. 문 대통령은 천문학적 돈이 들어가는 구매로 한·미 관계의 지뢰들을 피해갔다. 경제나 무역 문제를 안보 이슈와 맞교환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두 정상이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세션인 단독정상회담은 2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통역시간이 절반을 차지하니까 정상들이 각각 말한 시간은 6분여쯤 됐을 것이다. 그간 수없이 되풀이된 내용과 미리 조율된 사안들을 확인하는 자리였던 만큼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따라서 미래 지향성을 담아내는 양국 정상의 공동합의문이나 선언문 같은 것도 불필요했다. 대신 두 나라는 언론발표문만 내놓았다. 세계 최강국이자 유일 동맹국인 미국 대통령의 25년 만의 국빈방문은 그렇게 끝났다. 두 정상은 얼마나 전략적 교감을 나눴을까. 우정은 깊어졌을까. 트럼프 행정부의 문재인 정부와 청와대 참모들에 대한 불편함과 불신은 해소됐을까.

mins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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