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점토인형 디지털기기 지배받는 현대인 자화상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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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연극 ‘골렘’ 16일 개막

애니메이션과 연극, 음악이 함께 어우러지며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연극 ‘골렘(사진)’이 오는 16일 막을 올린다. 2014년 영국 영빅 시어터에서 8주간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연극의 미래”(이브닝 스탠다드), “21세기 프랑켄슈타인”(더 타임스) 등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서울 LG아트센터에서 19일까지 공연되는 이 작품은 영국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공연 단체 중 하나인 ‘1927’이 9년 만에 내한해 선보이는 최신작이다. 주인공 로버트가 말하는 점토 인형 ‘골렘’을 갖게 되나 결국 이에 지배당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 작가, 애니메이터, 배우, 작곡가로 구성된 단체 1927이 유쾌하고 재치 넘치는 연출 뒤에 현대인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담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회사에서 하루 종일 백업만 하는 소심한 남자 로버트. 우연히 그가 갖게 된 골렘은 로버트의 일을 대신해 주는 것은 물론, 입어야 할 것과 먹어야 할 것까지 알려준다. 스스로 학습하며 진화하는 골렘 덕분에 로버트는 관리자로 승진하고 동료와 데이트도 즐기게 되지만, 점차 골렘에게 일상을 지배받기 시작한다.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기에 지배당하는 현대 인간’이라는 주제를 골렘을 통해 형상화해 낸 것.

특히 작품 속 총천연색의 화려한 애니메이션 위에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정교한 연기가 포인트다.

골렘의 움직임은 클레이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촬영됐는데, 점토로 진짜 인형을 만든 후 걷고 움직이는 모습을 촬영해 만들었다고 한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