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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27일(水)
新냉전 앞의 위험한 안보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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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교 국제부장

“중앙정보국(CIA) 분석가들을 만나보면,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60% 이상으로 보더라. 워싱턴에선 25% 안팎으로 톤 다운해 말하는데 상황은 훨씬 심각하다. CIA 정보로 계획을 세우다 보면 결국엔 주류가 될 수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 그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

최근 미국 워싱턴의 한 인사는 주변에 한반도 전쟁 우려감을 나타냈다. 당혹스러운 것은 물론이고 섬뜩하기까지 하다. 부정하고 싶지만 전쟁의 위험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와 있다. 과장이라고 반박할 논거는 엷어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 역시 2일 “김정은 위원장은 위태로운 자신의 처지를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4일에는 마크 세돈 컬럼비아대 객원교수도 가디언에 “폼페이오 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을 중단시키려면 3개월 시한이 남아 있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70년 전쯤 CIA가 백악관의 대통령에게 제출했던 일련의 보고서로 생각이 움직였다. 내셔널 아카이브 서류의 낡은 타자기 필체에는 남한의 처지가 그대로 묻어난다. “미군의 일방적 철수는 소비에트 전술로 보인다. 남한에 막대한 투자가 없으면 북한의 지배에 맞설 능력을 제공하지 못한다.(1947년 11월 18일, 소비에트 한반도 정책 목표)” “미군이 철수하면 아마 북한의 침략을 유발하고, 남한 내 공산주의자들은 폭동을 일으킬 것이다. 대한민국이 붕괴할 수도 있다.”(1949년 2월 29일, 1949년 봄 미군 철수의 영향)”. 결국 미국은 군사고문단 500명을 남기고 떠났고, 6·25전쟁은 남한의 의지와 무관하게 발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해리 트루먼 대통령과 비슷한 지점에 놓여 있다. 트루먼은 냉전의 입구에 서 있었고, 트럼프는 신냉전의 문을 여는 위치에 있다. 사회주의 기억의 유대감으로 연결된 러시아와 중국은 여전히 북한의 뒷배 역할을 하고 있다. 달라진 사실은 김정은 위원장이 ICBM을 손에 쥐고 있다는 점이다. 마셜 정책을 추진했던 트루먼의 관심은 서유럽이었지만 트럼프에게 최대 안보 과제는 북한이다. 미국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행동을 취할지, 북한이 어디로 튈지에 대한 노련한 외교관들의 정보 수집이 절실하다. 주미대사관 인력을 대폭 늘려서라도 슈퍼 파워 미국의 동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가 현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26일 통일부는 ‘2017년 북한 정세 평가 및 2018년 전망’ 자료에서 “북한이 내년 사실상 핵보유국 인정을 추구하면서 대미 협상 가능성을 탐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태도는 김정은의 핵질주를 돌려세우기 위한 수사적 엄포고, 결국 북한도 대화로 나올 것이라는 낙관론에 기초하고 있다. 토대는 북·미 협상 전개와 외교적 해결이라는 선(善)의 외교, 정의(正義)의 안보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전쟁이 발발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상대방을 제압할 능력이 있다는 확신 아니면 적을 이길 수 있다는 오판, 둘 중 하나다. 버트런드 러셀이 말했듯 전쟁은 누가 옳은가가 아니라 누가 살아남는가를 결정짓는 인간의 집단 행위다. 새해에는 외교적 해결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면서도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준비에도 나서야 한다. 착한 외교, 정의로운 안보는 없다.

jk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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