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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Global Focus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02일(金)
종파갈등·패권경쟁… 중동국가·IS·美·러 얽힌 ‘미니 세계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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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5일 시리아 동구타 지역 두마에 위치한 한 병원에서 어린 소년이 산소마스크를 쓴 채 눈을 감고 있다. 반군이 장악한 지역인 동구타에선 시리아정부군의 공습이 계속되며 민간인 수백 명이 사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8년째 계속되는 ‘시리아 내전’

처음 정부軍·反軍 대결로 시작
이슬람 수니·시아파 갈등 비화
무장단체 IS까지 등장해 3분할

이란·사우디·터키 등 가세하고
美·러까지 개입해 대리전 양상

폭격·학살로 46만여명 숨지고
시리아 출신 난민만 550만명
유엔 휴전결의 불구 끝 안 보여


시리아 내전이 3월에 햇수로 8년째로 접어들었다. 1939년 9월부터 1945년 8월까지 이어졌던 2차 세계대전보다 길다. 시리아 내전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정부군과 알아사드 대통령의 퇴출을 요구하는 반군 간 대결로 시작됐지만 이슬람의 수니파와 시아파 갈등, 주변 아랍국 및 서방 등 국제사회의 개입, 국제 대리전 등으로 비화했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의 패권적 경쟁 관계, 중동의 갈등 구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10여 개의 국가·조직이 얽힌 ‘미니 세계대전’으로 심화하고 있다. 인류 4대 문명 중 하나인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상지로 ‘동방의 진주’로 불렸던 시리아에서는 2540여 일이 넘도록 포연이 자욱하다. 유프라테스강은 지금 눈물로 넘실거리고 있다.

◇내전의 시작은 10대 소년의 ‘낙서’

2011년 3월 16일 시작된 시리아 내전은 민주화를 요구하는 낙서로 촉발됐다. 3월 튀니지에서 시작한 민주화 운동 ‘아랍의 봄’ 기운이 중동 전 지역으로 확산될 무렵, 10대 소년 15명이 시리아 남부 소도시 다라의 한 학교 담에 혁명 구호 낙서를 적었다가 체포돼 고문을 당했다. 이 중 한 명이 숨지면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됐고, 시리아 정부는 군부대를 투입해 유혈 진압에 나섰다. 반정부 시위는 당초 평화적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정부의 강경 진압에 반군들이 자유시리아군(FSA)을 창설하고 맞서면서 본격적인 내전으로 비화됐다. 내전은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종파 갈등으로 심화됐다. 시리아 인구 중 4분의 3이 수니파지만, 시아파계 분파인 알라위파가 군과 정부 요직을 모두 장악하고 있는 상태다.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알라위파인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고 나섰고, 이란과 적대 관계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 수니파 국가들은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혼란을 틈타 현재 세력이 약화된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시리아 북부를 한때 점령하면서 정부군과 반군, IS의 3자 분할의 복잡한 세력권이 형성됐다.

◇대리전 넘어 국제전으로

시리아 내전은 이란, 터키 등 중동 강자들의 개입과 러시아와 미국의 지원이 겹치면서 국제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2015년 9월부터 러시아는 정부군 편에서 반군과 IS를 테러 단체로 통칭하고 공습을 가했다. 냉전 시절부터 알아사드 정권과 우호적 관계를 지속했던 러시아는 시리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의 안정을 위해 알아사드 정권이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시리아의 오랜 적대국 입장에서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 IS 창궐 이후에는 쿠르드 민병대를 주축으로 구성된 시리아민주군(SDF)과 함께 IS 격퇴 작전을 전개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은 시리아에 약 2000명의 병력을 파병한 상태로 이들은 SDF 대원 약 5만 명과 협력해 군사작전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시리아 정부군의 SDF 점령지역 화학무기 사용에 대해서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기도 했다.

이란은 러시아와 함께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면서 같은 이슬람 종파인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동원하고 있다. 이슬람권에서 2등 종파라는 설움 속에 살았던 이란은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헤즈볼라) 등으로 이어지는 시아파 벨트 건설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이를 위해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터키,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수니파 국가들은 반군을 지원하면서 ‘시아파 벨트’와 ‘수니파 벨트’가 시리아에서 맞붙고 있는 양상이다.

터키는 그러면서도 쿠르드민병대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자국 쿠르드족 관리 문제로 늘 고심하는 터키는 시리아 내에서 IS 격퇴에 혁혁한 공을 세우며 세력을 키워온 쿠르드족이 자치 권한을 획득할 가능성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이란의 최대 적대국인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반군 측에 참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최근 정부군을 돕는 이란의 무인기가 자국 영토를 침입했다는 이유로 시리아 정부군을 공습했고 추가적 무장 충돌은 아직 없었지만 이후 이란과 거친 설전을 주고받으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수니파 아랍 국가의 대표 격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의 세력 확대를 두려워하고 있으며 미국, 이스라엘 등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끝없는 내전…갈 곳 잃은 550만 난민

정부군 대 반군으로 시작했던 내전 자체는 결국 정부군의 우세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중동의 유력 국가들을 비롯해 러시아, 미국 등이 개입하고 나서면서 이들의 알력 다툼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2개월 휴전을 결의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유엔 주도의 평화협상, 러시아 주도의 대화 모두 실질적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18년 2월 현재 유엔난민기구(UNHCR)가 공식 집계한 시리아 출신 난민만 550만 명에 달한다. 내전으로 46만5000명 이상이 희생됐고 100만 명 이상이 다쳤으며 내전 발발 이전 시리아 인구의 절반가량이 집을 잃고 피란했다.

영국 BBC는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사이 전투는 정부군이 승기를 잡은 것으로 보이나 많은 나라가 내전에 참여하면서 복잡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며 “다양한 전장이 만들어지면서 대립은 깊어지고 길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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