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관측위성 사업 ‘황당 실수’… 환경과학원 ‘기획연구’ 빼먹어 유보

2024년 발사 목표 연기
기후협정 이행서 입장 불리

정부의 안이한 행정 탓에 국제사회의 ‘탄소배출거래권 전쟁’에서 국익을 지켜내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이 당초 2024년에 발사하려던 ‘저궤도 온실가스 관측위성’ 프로젝트가 과학원 측의 어처구니없는 준비 부실로 발사 시기가 당초 2024년에서 2027년 이후로 미뤄지는 일이 벌어졌다.

위성 발사 사업 주관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마저 20일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라며 황당해하고 있다. 2023년부터 5년 단위로 진행될 ‘파리기후협정 이행’과 ‘장기목표 달성’에 대비해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주변 경쟁국들이 이미 2009년부터 관측위성을 쏘아 올려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상황과 대조적이다. 관측위성 발사가 늦어질 경우 그만큼 파리기후협정 이행 등에서 경쟁국에 뒤처져 국력 손실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과기부 주관 ‘차세대 중형위성 2단계 개발사업’에 참여했지만,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저궤도 온실가스 관측위성 도입 타당성 기획연구’를 하지 않아 사업이 유보됐다. 과학원은 오는 2024년까지 관측위성을 쏘아 올린다는 내부 계획을 세워 놓고 있었다. 예정대로 발사되면 ‘국내 1호 온실가스 관측위성’이 된다. 이번 사업은 10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지상에서 측정하는 온실가스양의 정확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국제 탄소배출거래권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자체 관측위성 보유가 꼭 필요하다.

과학원 관계자는 “애초 지난해 2단계 개발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예비 타당성 조사를 진행했지만, 관측위성 도입 타당성 기획연구를 진행하지 않아 사업이 유보됐다”며 “과학원 자체적으로 사업 타당성을 연구해 그 필요성을 확인했기 때문에 별도로 타당성 기획연구를 진행하지 않았는데, 그것이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과기부는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도입 타당성 기획연구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