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갑 경고그림 · 문구 연말부터 ‘더 세게’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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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최대 26배’등 수치 제시
전자담배도 발암성 상징 그림

올해 말부터 담뱃갑에 표기되는 경고그림과 문구가 전면 교체된다. 특히 필립모리스코리아,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코리아, KT&G가 지난해 출시해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도 주사기 모양의 경고그림(왼쪽)이 발암성을 상징하는 그림(오른쪽)으로 처음 변경된다.

보건복지부는 담뱃갑에 새로 부착할 경고그림과 문구 12개를 담은 ‘담뱃갑포장지 경고그림 등 표기내용 개정(안)’을 6월 4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14일 밝혔다. 경고그림과 문구는 6개월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12월 23일부터 부착된다. 새 경고그림은 복지부가 보건의료·법률행정 등 민간전문가로 구성한 제2기 경고그림위원회에서 현 경고그림의 효과 평가, 해외사례 검토, 국민(1500명) 설문조사 등을 통해 최종 확정됐다.

권준욱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담뱃갑 면적의 30% 이상인 표기면적을 확대하는 방안과 겉면을 단순포장(Plain Packaging)으로 바꾸는 방식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현재 11종의 경고그림(궐련류 10종·전자담배용 1종)이 모두 새 그림으로 바뀐다. 같은 경고그림이 오래 쓰이면서 익숙해지고 내성이 생겨 경고 효과가 약해진 데 따른 조치다. 세계보건기구 담배규제기본규약(WHO FCTC)에서도 경고그림을 주기적으로 수정·보완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궐련류 담배의 경고그림 주제도 바뀐다. 지금까지 궐련류 담배의 경고그림은 질환 관련 5가지(폐암·후두암·구강암·심장질환·뇌졸중), 비질환 관련 5가지(간접흡연·임산부흡연·성기능장애·조기사망·피부노화) 등 10가지 주제로 구성됐으나, 이 중 경고 효과가 낮게 평가된 ‘피부노화’는 ‘치아변색’으로 대체된다. 전자담배의 경고그림 수위도 강화하고 액상형과 궐련형으로 구분해 표기하기로 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니코틴 중독 유발 가능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제작하고,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궐련과 유사한 특성을 지닌 점 등을 고려해 암 유발을 상징할 수 있는 그림을 부착하기로 했다.

경고문구는 질병 발생 또는 사망의 위험 증가도를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하는 방식으로 조정된다. 예컨대 폐암의 경우 ‘폐암의 원인 흡연! 그래도 피우시겠습니까?’에서 ‘폐암 위험, 최대 26배! 피우시겠습니까?’ 등으로 바뀐다. 비질환형 주제인 조기사망은 ‘흡연으로 당신의 아이를 홀로 남겨두시겠습니까?’에서 ‘흡연하면 수명이 짧아집니다’로 수정된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