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공무원 근무평가 전면공개’ 싸고 평가간부 갑질 논란으로 갈등 확산

노조, 불공정평가 사례 공개
“객관적평가없이 최하등급 줘”
市 “제기된 문제점 개선할것”

서울시가 올해부터 인사 투명성 강화 차원에서 시행한 ‘근무평가 결과 전면 공개’가 간부의 갑질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등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서울시공무원노조에는 근무평가가 불공정했다는 민원이 쏟아지고 있고, 낮은 평점을 준 간부에 대한 음해성 소문마저 나도는 등 조직 내 불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직원들이 자신의 평점과 그 근거를 확인하고 평점을 주는 간부와 사전 면담을 하는 근무평가 전면 공개 제도를 도입했다.

18일 서울시공무원노조에 따르면, 행정1부시장 산하 A 국에선 성과 연봉 지급을 위한 직원 등급 평가를 하면서 근무평가 결과를 참고하지 않고 최하 등급인 C등급을 무조건 과별로 강제 배분하게 했다.

이 때문에 C를 받은 직원들의 항의가 쇄도, 노조위원장이 해당 국장을 찾아가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노조 관계자는 “객관적인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친소 관계에 따라 등급을 부여한 사례가 다수 접수돼 조사 중”이라며 “지난 2일부터 12일까지 직원 423명을 대상으로 한 근무평가 관련 자체 설문조사 결과 63%가 ‘불공정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낮은 평점을 받은 직원이 상급자에게 인격 모독성 발언을 들은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청 직원은 “그동안 숨겨져 있던 간부들의 근무평가 갑질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간부는 “평가에 불만을 품은 일부 직원이 상급자에 대해 근거 없는 소문을 내는 경우도 있다”며 “근무평가 결과 전면 공개가 조직의 불신과 갈등을 야기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단 이번 제도 개선으로 자신이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된 것은 긍정적”이라며 “노조에서 제기한 문제점들은 앞으로 실·국장 책임하에 합리적으로 관리·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