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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時評 게재 일자 : 2018년 06월 12일(火)
한국 ICT산업 위협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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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치열한 글로벌 경쟁도 힘든데
규제가 기업 지속가능성 위협
개별 기업 노력을 무위로 돌려

통신 분야 가격 통제는 反시장
게임산업은 과잉 규제로 흔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愚 우려


기업의 지속 가능성은 기업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그 의미가 변해 왔다. 주주 관점에서는 기업을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주체로 봤고, 기업의 책임을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기업 내부의 이익을 증가시키는 행위로 이해했다. 그런데 경제 주체로서 기업의 비중이 커지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하면서 이해관계주의가 탄생했다. 즉,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기대 수준도 높아졌고 이들과 조화로운 관계를 맺기 위한 윤리경영이 기업의 전략적인 과제가 됐다. 최근에는 기업들이 이해관계주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생태계와 조화를 이룰 것을 요구받고 있다. 이렇듯 지속 가능 경영의 기본 개념은 주주주의에서 이해관계주의, 생태계주의의 형태로 의미가 확장되면서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역시 지속 가능 경영의 추구에서 예외가 될 수 없는데,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사회적 신뢰와 호감이 중요시되고 생태계 차원의 조화가 요구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만약 ICT 기업들이 혁신에 실패하고 비즈니스 모델의 재창조에 성공하지 못해 고객들의 외면을 받고 시장 경쟁에서 뒤처진다면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고 자연스럽게 경제적 지속 가능성은 감소한다. 또한, 이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에 소홀하게 되면 법적·윤리적 제재를 받을 수도 있고,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되고 평판이 나빠지면서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잃게 된다. 결국,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커다란 타격을 받게 된다. 그런데 최근 우리 사회의 동향을 살펴보면, ICT 기업들의 경제적·사회적 지속 가능성 추구 행위의 노력이나 결과와는 관계없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통신산업의 예를 들어보자. ‘가계 통신비 절감’이 대선 공약으로 채택되면서 정부의 가격 통제가 통신기업의 경제적 지속 가능성을 위협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통신비 20% 이상 경감 공약을 제시했고, 박근혜 정부는 단통법 등을 통한 가계통신비 경감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현 정부는 기본료 폐지와 보편요금제 도입 등 보다 직접적으로 가격을 통제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3G 이동통신 원가를 공개하도록 한 대법원 판결 역시 통신기업의 경제적인 자율성을 침해하고 결과적으로 경제적인 지속 가능성을 감소시킬 수 있는 결정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정부가 통신요금을 사실상 책정하는 가격 통제는 시장경제를 채택한 국가들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규제이며, 잘못하면 통신기업과 통신산업의 경제적 활력을 강제로 빼앗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게임산업의 경우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 수출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효자산업으로 산업적 가치가 높다. 하지만 게임의 역기능이 강조되면서 게임에는 셧다운 제도 등 공적인 규제가 강하게 적용되고 있다. 사실 게임 기반 학습 등 게임을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있지만, 게임은 대부분 오락용으로 활용돼 결과적으로 게임 중독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낳았고, 급기야는 알코올·마약·도박과 함께 4대 악(惡)으로 규정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게임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는 실효성도 갖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게임 기업들의 지속가능성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뉴스 댓글이 사회적인 문제로 부상하면서 일부 정치권이나 언론은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이 제공하는 뉴스 서비스상의 문제점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한편, 인터넷 포털의 뉴스 서비스는 이용자들의 선택이 반영된 결과이므로 정치권이나 언론사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영향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어쨌든 인터넷 포털의 뉴스 유통 서비스는 시장의 영역에 속하는 자율적인 서비스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공론장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사회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인터넷 포털의 지속 가능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언론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인터넷 포털의 상생이 보다 전향적으로 추구돼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

망우보뢰(亡牛補牢), 즉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전체 생태계의 발전과 함께 우리나라 ICT 기업들의 지속 가능성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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