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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文정부의 주류세력 교체’ 진단-上 게재 일자 : 2018년 07월 11일(水)
국가정체성 바꿀 主流교체… 대선 전부터 품은 ‘정치적 課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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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은 의지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뉴델리 대통령궁 광장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건국 100주년 사업 맞아
“3·1운동 정신, 역사의 중심에”

선거압승·남북관계 개선 흐름
공격적 행보 적기라 판단한 듯

“친일·반공세력 사회지배 여전
적폐청산 이후 새 민주체제로”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대통령 직속 ‘3·1 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주류 교체를 공개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주류 교체를 주장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출간된 대담집 등을 통해 주류 교체를 자신의 최종 정치적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대통령 취임과 함께 개각을 포함한 각종 인사와 적폐청산 작업을 통해 주류 세력 교체를 지향해왔던 문 대통령이 이번 지방선거 대승을 계기로 보다 광범위하고 공세적인 행보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주류 교체 적기 판단=문 대통령이 최근 대통령 직속으로 출범시킨 ‘3·1운동 및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는 향후 주류 교체 작업을 추진할 센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독립운동가의 삶이 대한민국의 주류가 돼야 한다는 인식을 여러 차례 밝혀 온 문 대통령이 내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건국 100주년으로 규정하고, 보다 공개적이고 적극적으로 주류 교체 작업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담은 상징적 기구라는 것이다. 한완상 추진위원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추진위는 단순히 100주년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근본적 정체성을 확립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선 전 적폐청산과 주류 교체를 역설하던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직접적인 주류 교체 언급을 자제해 왔다. 여소야대, 41.1%에 그친 대선 득표율 등 정치적 환경을 생각했을 때 국민 통합이나 협치가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여권 내에서도 있었던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해 8월 광복절 경축사에서는 주류 교체를 언급하지 않고 “친일 부역자와 독립운동가의 처지가 해방 후에도 달라지지 않더라는 경험이 불의와의 타협을 정당화하는 왜곡된 가치관을 만들었다”고만 말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올해 3·1절 기념사에서 “3·1운동의 정신과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대한민국 역사의 주류로 세울 것”이라고 말했고,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으로 주류 교체가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건국 100주년 사업을 앞두고 주류 교체를 중심 화두로 삼아야 할 때가 왔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압승, 남북관계 개선 등 정치적 환경도 문 대통령이 주류 교체를 전면에 꺼낼 수 있었던 배경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지방선거 직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번 선거를 통해 지역주의 정치, 색깔론으로 편 가르는 분열의 정치는 끝나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정치에 참여한 가장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를 이룬 셈”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기존 보수 정치 주류 세력을 지역주의와 색깔론에 기댄 세력으로 인식해 왔다. 보수가 몰락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번 선거를 계기로 주류 세력 교체를 본격적으로 시도할 수 있다는 인식이 묻어난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발간된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주류 교체의 타이밍을 두 차례 놓쳤다고 안타까워했다. 문 대통령은 “친일 세력이 해방되고 난 이후에도 여전히 떵떵거리고, 독재 군부 세력과 안보를 빙자한 사이비 보수 세력은 민주화 이후에도 우리 사회를 계속 지배해 나가고, 그때그때 화장만 바꿔 나간다”며 “친일에서 반공으로 또는 산업화 세력으로, 지역주의를 이용한 보수라는 이름으로, 이것이 정말로 위선적인 허위의 세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한 번의 기회를 놓친 건 1987년 6월 항쟁 때”라며 “이후에 곧바로 민주정부가 들어섰다면 독재나 그에 부역했던 집단을 제대로 심판하고 민주화를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에게 명예회복이나 보상을 해줬을 것이고, 상식적이고 건강한 나라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적폐청산 다음 단계로서의 주류 교체=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자신의 최종 정치적 목표를 주류 교체로 사실상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가장 강렬하게 하고 싶은 말은 우리 정치의 주류 세력을 교체해야 한다는 역사적인 당위성”이라며 “기존 우리 주류 정치 세력이 만들어 왔던 구체제, 낡은 질서 이런 것들에 대한 대청산, 그리고 그 이후 새로운 민주 체제로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부패 대청소를 하고 그다음에 경제교체, 시대교체, 과거의 낡은 질서나 체제, 세력에 대한 역사 교체를 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 법적, 제도적 근본적인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패 대청소로 표현된 ‘적폐청산’ 이후 다음은 인적 교체를 통한 시스템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1년여 동안 광범위한 적폐청산 작업이 이뤄졌고, 문 대통령의 최근 언급을 봤을 때 적폐청산 이후의 단계를 고민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자신과 함께할 주류 세력의 모습에 대해서도 책에서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오직 능력이나 실력으로만 경쟁할 수 있고 실패해도 다시 회복의 기회가 주어지는 세상, 그런 비전을 만들어낼 수 있는 분들로 (정부를) 구성하고 싶다”며 “그런 정신적 태도와 의지를 가진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mail 김병채 기자 / 정치부  김병채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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