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 피해’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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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체트 정권 항거하다 고초
‘남녀 同數 내각 구성’ 등 평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고문 피해자였던 미첼 바첼레트(사진) 전 칠레 대통령을 유엔 인권최고대표로 지명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임기 4년을 마치고 이달 말 퇴임하는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후임으로 칠레의 첫 여성 대통령인 바첼레트가 지명됐다. 1970년대 바첼레트 전 대통령은 공군 장성 출신인 부친과 함께 피노체트 군사정권에 항거하다가 당국의 고문을 받기도 했다.

바첼레트 전 대통령은 남미의 첫 여성 국방장관 등을 거쳐 2006년 칠레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중임 금지 규정으로 그는 정치적 공백기를 가졌다가 2013년 재선에 성공한 후 지난해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했다.

그는 재임 기간에 남녀 동수 내각을 구성했고, 중도실용주의 리더십으로 건실한 경제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국내외로부터 받았다.

특히 남미 이주민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불릴 만큼 이민에 개방적인 태도를 취해 국제사회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퇴임 후 그는 유엔여성기구 대표로 뽑히는 등 세계를 대표하는 여성 지도자로 활동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