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大 리스트’ 발표… 지방경제 ‘또다른 날벼락’

구조조정 대학 다수 지방 소재
교직원 실직·상권 침체 불가피
폐교시설등 ‘공동화’ 초래 우려

교육 당국의 대학 기본역량진단 평가 이후 부실대학 낙인 효과가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에 또 하나의 악재로 작용하며 공동화(空洞化)를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 입학 정원 감축을 해야 하는 역량 강화대학의 93%, 폐교 위기에 몰린 재정지원제한대학은 100%가 지방에 자리해 있다. 그러잖아도 지방은 서울, 수도권과 달리 부동산 경기조차 침체의 늪에 빠진 상황이다.

28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발표된 대학 기본역량진단 평가 결과에서 정원 감축을 해야 하는 역량 강화대학 4년제·전문대 66개 교 중 서울 소재 6개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지방으로 93%를 차지한다. 건양대(충남 논산), 경동대(강원 고성), 남서울대(충남 천안), 예수대(전북 전주), 한경대(경기 안성), 대동대(부산) 등이다. 재정지원제한대학 Ⅰ·Ⅱ로 묶여 정원 감축, 일반 재정, 특수목적사업, 국가장학금·학자금대출이 제한되는 가야대, 금강대, 김천대, 제주국제대, 한려대, 서라벌대 등 20개 4년제·전문대는 100% 지방이다. 30개 진단 제외대학도 상황은 비슷하다.

교직원, 교수, 학생 중심으로 상권, 고용을 형성하며 지방경제의 핵심축을 하던 대학들은 정원 감축·재정지원 제한→지원 급감→등록금 감소→대학경영 위축→폐교→지역상권·고용 훼손·부동산 침체 초래를 피할 수 없는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실제 2008년 폐교한 강원 양양군 가톨릭관동대 양양캠퍼스는 2500여 명이 재학했지만 폐교 후 10년이 지나면서 지역경제가 쇠락했다. 올해 들어 2월 문을 닫은 전북 남원 서남대도 1000여 명의 학생이 떠나면서 80여 곳에 달하던 주변 상가와 42개의 원룸이 사실상 문을 닫았다. 교원 체불임금만도 400억 원이 넘는다. 강원 동해시 사립 종합대인 한중대도 체불임금이 250억 원이다. 지방은 시간강사 자리마저 부족하고 임금채권 보장법 및 고용보험법 적용대상이 아니라 폐교 교원들은 체불임금과 실업급여를 받기도 어렵다. 이는 곧 해당 가족, 지역 소비의 위기를 의미한다.

지방 A대학 관계자는 “현재 하위권 평가 대학마다 보직 사퇴가 줄을 잇고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는 등 비상상황”이라며 “평가 결과가 지방에 불리하게 나오면서 상권도 동요하는 등 지역경제의 침체가 불가피한 만큼 폐교 시에 대비한 전환적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