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원 韓銀 금통위원 취임시 8억대 JP모건 주식보유 논란

공직자윤리위서 재산 공개
‘이해관계 사항땐 심의 배제’
한은법 관련조항과 배치돼
임 “내정후 주식 모두 처분”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금통위원 취임 이후에도 상당 기간 한은과 거래 관계에 있는 미국계 대형 투자은행(IB) 주식을 8억 원 이상 보유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31일 관보에 공개한 재산등록사항을 보면 임지원 위원은 취임일인 5월 17일 기준으로 총 8억1000만 원의 미국 JP모건 주식 6486주를 보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임 위원은 1999년부터 JP모건 서울지점에서 근무하다가 5월 2일 신임 금통위원으로 추천됐다.

임 위원의 JP모건 주식 보유는 해외 주식 보유에 관대한 공직자윤리법에 어긋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은법은 다르다. 한은법 제23조에 따르면 금통위원은 자신은 물론, 배우자 등 인척의 관계에 있는 사람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에 관한 심의·의결에서 배척된다. 현재 JP모건은 한은과 예금 및 대출거래를 하고 있고,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이다. 다수 외국계 IB는 한국 채권과 주식을 보유한 만큼 한은의 금리 인상 결정 여부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임 위원도 이 때문에 취임 이후 주식 매각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만약 임 위원이 금통위 참석 시점에서도 JP모건의 주식을 일부라도 보유했다면 한은법 위반 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실제 임 위원은 취임 일주일 만인 5월 24일과 7월 12일 금통위에 참석해 금리 인상 여부 표결에 참여했다. 5월 24일 금통위의 금리 동결 결정이 만장일치였던 만큼 결정 사항 자체가 뒤집히진 않겠지만 임 위원 개인의 표결 행위는 무효가 될 소지가 있다.

이에 대해 임 위원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JP모건 주식을 취임 당시부터 수일 내에 전부 처분했다”며 “올해 연말까지는 JP모건의 이해와 상충할 만한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만용·최재규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