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DDP에 대형스크린 ‘남북회담 생중계’

- 市 회담성공 기원 각종 행사

朴시장 특별수행원에 선정
청사 외벽·세종로에 한반도旗
광화문광장선 도보다리 재현

일각 “범위 넘어선 과잉 홍보
북핵에 장밋빛 환상 심을 우려”

서울시가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열릴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성공을 기원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표해 특별 수행원으로 뽑힌 박원순 서울시장은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 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가 지방정부 행정 범위를 넘어 과잉홍보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박 시장의 행보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정상회담 기간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 남측,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을 설치, 회담을 생중계한다. 25개 자치구 청사 외벽에는 대형 한반도기를 내걸고, 세종대로 등 주요 도로변에도 한반도기를 게양하기로 했다. 서울광장 남측 화단 인근엔 꽃과 식물로 한반도기를 형상화하고, 한반도 퍼즐 맞추기, 평화상상 모자이크 등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서울로7017 옆 서울스퀘어 미디어파사드에는 일몰 후부터 오후 11시까지 한반도기와 비둘기, 악수하는 사진이 어우러진 2분 내외의 영상이 시간당 10회 노출된다.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는 지난 4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때 두 정상이 산책하며 역사적 대화를 나눠 화제를 모았던 ‘도보다리’가 재현된다.

이처럼 도심 주요 장소가 회담 환영의 장으로 활용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선 ‘과잉 홍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한 비핵화 진행이 더디고 한반도 주변 안보 상황이 엄중한 현실에서 지자체가 성급하게 시민들에게 장밋빛 환상을 심어주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박 시장이 향후 자신의 정치 행보와 남북 화해 분위기를 연계하기 위해 행정력을 동원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시장은 차기 유력 대선주자 중 한 명이다. 박 시장은 6월 지방선거 때 평양 상수도 개량과 평양 시내 대중교통 운영 체계 개선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평양시민 상수도와 대중교통 개선에 서울 시민의 세금을 쓰는 게 적절한가에 대한 비판이 있었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남북 관계가 특정 정치인을 위한 도구로 활용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의승 서울시 대변인은 “서울시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