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뱅크 불확실성을 넘어라>AI·블록체인·빅데이터… ‘금융 + ICT 융합’수익모델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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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下) 미래 먹거리 ‘디지털 전략’ 박차

국내 은행들은 낮아지는 수익성을 돌파하기 위한 미래 먹거리로 ‘디지털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내년 업무 계획에 디지털을 핵심 전략으로 세우고, 전사적인 ‘디지털 선포식’을 열어 조직을 개편하는 한편 인재 육성에도 나서고 있다.

◇은행들, 내년 전략 ‘디지털’ 방점 = 18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2019년에는 인터넷전문은행 및 핀테크(금융+기술) 규제 완화로 핀테크 기업과의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부동산 규제 강화로 가계대출 성장 축소와 함께 금리 인상, 무역전쟁에 따른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은행들은 디지털을 핵심 전략으로 꼽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19년 ‘전사적 디지털 혁신을 통한 고객·직원 중심의 KB 실현’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KB국민은행은 앞서 지난 11월 1일 창립 17주년 기념식에서 ‘KB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선포식’을 열었다. 허인 행장은 “대형 플랫폼 기업이 은행들의 최대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는 냉정한 현실 속에서 전기와 인터넷이 세상을 바꿨듯 ‘디지털’은 4차 산업의 새 물결”이라고 강조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올해 ‘디지털 원년’을 선포했던 신한은행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기치를 내걸고 디지털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위 행장은 “기존 은행들이 위기를 맞고 있으나 이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영역으로 빠르게 확장해야 한다”면서 디지털 금융의 미래를 제시하고 나섰다. 위 행장은 “신한은행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최종 목표는 ‘슈퍼 커스터마이제이션’(초 맞춤형 서비스 구현)으로, 고객이 원하는 모든 것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디지털 컨시어지(안내인)가 되는 것”이라며 디지털 금융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우리은행 역시 ‘디지털 금융 선도 전략’을 추진하며 디지털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디지털화에 따라 빠르게 변화하며 디지털 뱅킹을 새로운 수익 창출 채널로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외부 협업 인프라의 기반이 되는 오픈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구축해 핀테크 업체와 스타트업을 포함한 외부 개발자 그룹들이 API와 개발 환경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KEB하나은행도 디지털 관련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는 한편, 디지털 중심으로 내부 조직을 개편하는 등 변화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올해 ‘하나멤버스’ ‘HAI뱅킹’ ‘모바일브랜치’를 업그레이드했으며 특히 하나멤버스는 연중 가입자가 1400만 명을 넘어서며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지털 위주 조직 개편, 인재 육성 나서 = 허인 KB 국민은행장은 ‘디지털 KB’를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총 2조 원 규모의 디지털 관련 투자와 4000명의 디지털 관련 인재 양성을 목표로 밝히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 ‘4대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 모든 구성원이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디지털의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재편하는 ‘전면적 대전환’을 이루고 ‘ABCDE’, 즉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데이터, 에코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신기술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보기술(IT) 기술혁신센터’를 신설하며 △핀테크 기업과의 파트너십 강화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 실시 등으로 디지털 인력을 양성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도입과 확산을 위해 추진해 온 ‘RPA 원 프로젝트’를 지난 9월 말까지 수행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6개 부서 13개 프로세스에 매일 발생하는 약 6000건의 업무를 자동화했으며 ‘통합 RPA실’을 구축했다. 앞으로 2020년까지 RPA 적용 업무를 확산시켜 나가는 한편, AI를 접목한 RPA 도입 등 새로운 분야도 검토한다. 신한은행은 디지털 금융 관련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실리콘밸리 원정대’를 구성, 미국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해외 유수의 기업들과 IT 기술 리서치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AI·블록체인·빅데이터·생체인증 등의 분야 외부 전문인력을 별도 채용해 은행의 금융지식과 전문가들의 기술지식을 융합할 수 있는 인적구성을 구축했다. 스마트금융그룹을 디지털금융그룹으로 확대 개편하고, 디지털 전략과 신사업을 전담하는 디지털전략부를 신설한 뒤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영업지원부문 소속의 디지털 금융그룹을 국내 마케팅을 총괄하는 국내 부문에 전진 배치했다.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는 ‘최고디지털책임자(CDO)’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고 ‘빅데이터센터’를 신설해 은행 내·외부 데이터를 통합 관리함과 동시에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을 지원하고 있다. 신입 행원 공채 시 IT·이공계 등을 별도 채용하는 등 인력 확보에도 나섰다.

KEB하나은행은 디지털 전략 추진을 위해 올 한 해 동안 23곳의 스타트업과 원큐 애자일(1Q Agile) 랩 6, 7기를 출범한 데 이어 2019년 중에도 20개사 이상의 스타트업을 선정, 혁신적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위한 기반을 확대키로 했다. KEB하나은행은 “이를 통해 급변하는 금융환경과 다가올 미래 금융의 변혁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디지털 기반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미래 금융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