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겨울의 진미 ‘왕새우’. 굵은 소금을 두툼하게 깔고 15분 정도 익히면 진한 향에 단맛이 일품인 ‘왕새우소금구이’로 변신한다. 신창섭 기자 bluesky@
새우
국산 대하, 투명하고 흑갈색 점
굵은 소금 깔고 구워먹기 좋아
보리새우엔 진한 세로 줄무늬
튀김이나 국물 요리에도 적합
동해안에선 북쪽분홍새우 유명
껍질 연하고 진한 단맛이 일품
식탁을 화려한 꽃처럼 장식해주는 새우는 어느 요리에다 다 잘 어울린다. 각종 요리의 재료로 쓰임새가 많다. 요리하기도 편리해서 새우는 참 좋은 재료다. 새우는 담백하고 맛있다. 먹기도 편하다. 새우 자체가 맛있어서 다른 재료를 특별히 더 많이 첨가할 필요가 없다.
갑각류인 새우는 머리와 가슴이 하나의 껍질로 싸여 있다. 두흉(頭胸)부라고 한다. 눈 사이에는 돌출한 이마뿔이 앞으로 길게 뻗어 있다. 이마뿔 모양은 새우마다 조금씩 달라 새우를 분류(分類)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배는 6개 마디를 가진 독립된 껍데기로 싸여 있고 자유롭게 굽혔다 폈다 할 수 있다. 배에는 배다리가 5개, 그 앞에는 가슴다리가 5개 있어 걷기도 하고 헤엄치기도 한다. 낮에는 바닥에 숨기도 한다. 꼬리 사이에는 흔히 물총이라고 불리는 꼬리마디가 있는데 위기에 처했을 때 몸을 급히 접어 뒤로 탈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새우는 종류도 많고 이름도 많다. 그중에서도 보리새우과(科)는 전 세계 새우 산업에서도 가장 중요한 품종이다. 여기에 속하는 새우로는 우리나라 서해안과 남해안에서 잡히는 보리새우, 대하, 중하, 홍새우가 있다. 수입종은 얼룩새우, 홍다리얼룩새우, 흰다리새우, 아르헨티나산 홍새우가 포함된다. 동해안에서 잡히는 새우는 도화새우과에 속하는 도화새우, 북쪽분홍새우, 물렁가시붉은새우가 있고 꼬마새우과에 속하는 가시배새우가 있다.
보리새우과로 겨울철이면 찜이나 구이로 즐겨 먹는 대하는 30㎝에 이르는 대형 왕새우다. 추운 겨울을 월동장에서 보내다가 산란기가 되면 따뜻한 연안으로 이동하는 월동회유 특성을 뚜렷하게 나타낸다. 서해안에서 5∼6월에 산란하는데 이때가 금어기다. 수온이 내려가기 시작하면 서해 깊은 바다 쪽으로 이동한다.
서해안 대하는 다소 투명하고 미세한 흑갈색 점이 특징이다. 충남이 본고장으로 양식도 많이 한다. 굵은 소금을 두툼하게 깔고 대하소금구이를 하면 풍부한 향과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어 좋다. 보리새우는 20㎝나 되는 중대형 새우인데 조직이 연하다. 10개 내외의 진한 세로 줄무늬가 있다. 신선한 새우를 날로 먹는 맛이 좋다.
향과 함께 진한 단맛도 일품이다. 굵은 소금을 두툼하게 깔고 15분 정도 찌면 왕새우소금구이가 된다. 하나씩 손으로 까먹는 맛이 일품이다. 머리는 따로 바싹 구워 고소한 맛을 즐기거나 국물 요리에 넣어도 좋다. 곱게 썬 감자채를 돌돌 말아 전분가루를 묻혀 튀김을 하면 새우튀김을 더 고급스럽게 만들 수 있다.
대하와 보리새우는 서해안과 남해안의 귀족으로 불릴 만큼 인기가 많다. 중하는 몸이 옆으로 납작한 모양이다. 몸에 작은 점이 많고 10㎝ 내외의 크기다. 꽃새우는 마른 새우로 쓰는데 10㎝를 넘지 않는다. 전북과 충남에서 94%를 생산한다.
1960년대부터 대기업이 새우 양식을 발전시켜 1980년대 초에 상업적인 성공을 거뒀다. 대하는 2000년부터 2006년까지 7년간 평균 1688t씩 생산됐으나 바이러스로 인한 대량 폐사가 일어나 2007년 463t, 2017년 18t으로 생산량이 급격하게 감소했다. 그 자리를 질병에 강한 중남미 원산의 흰다리새우를 도입해 채웠다.
작년 대하 생산량은 양식을 포함해 377t으로 20년 전 생산량의 20%가 채 안 된다. 어획 가능한 자원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데 보리새우나 중하, 그밖에 다른 새우도 생산량 감소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외국에서 도입한 아열대성 민물새우인 큰징거미새우는 민물에서 가장 큰 새우로 번식력이 왕성하고 식감이 좋아 양식이 늘어날 전망이다. 40㎝까지도 자랄 수 있다. 홍다리얼룩새우는 블랙타이거라 불리는 새우로 동남아시아에서 널리 양식된다. 다리가 붉은색이다. 세계적으로 흰다리새우 다음으로 양식을 많이 하는 새우다. 아르헨티나에서 잡히는 홍새우는 양식한 것이 아니다.
대하와 흰다리새우는 모양이 비슷해 혼동할 수 있는데 이마뿔 길이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눈 위의 이마뿔이 좁고 수평으로 더 길게 나와 있는 것이 대하다. 또, 꼬리 끝부분이 초록색인 것은 대하, 붉은색을 띠는 것은 흰다리새우로 구별할 수 있다.
동해안 새우로는 한·미 정상회담 만찬장에 오른 도화새우가 있다. 독도새우로 알려져 있고 울릉도와 독도 근처에서 몸집이 큰 것이 잡힌다. 이와 함께 물렁가시붉은새우가 있는데 도화새우의 몸통에는 붉은 줄이 세로로 나 있다면 물렁가시붉은새우는 붉은색 몸통에 가로로 흰줄이 나 있어 다르다. 단맛이 뛰어난 새우다. 가시배새우는 분류가 달라 꼬마새우과에 속한다. 껍질이 단단하고 닭 볏 같은 뿔이 있다.
동해안 새우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북쪽분홍새우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색깔이 분홍색이고 차가운 바다에서 잡힌다. 껍질이 연하고 단맛이 일품이라 단새우로도 알려져 있다. 찬물에서 자라 성장이 느린데 수명이 10년이 넘는다. 암컷이 15㎝ 정도로 자란다.
우리나라 서남해안에서 생산되는 새우는 젓새우가 가장 많고 그다음은 흰다리새우, 꽃새우, 중하, 보리새우, 대하 순이다. 바닷가재를 닮은 닭새우는 얼마 잡히지 않는다.
새우는 보통 월동을 앞두고 가을에서 겨울 사이에 단맛과 감칠맛이 절정에 이른다. 새우 특유의 맛이 잘 나타나는 때이다. 새우는 독특한 맛과 탄력 있는 식감, 영양적 가치를 두루 지니고 있다. 새우에는 보통 단백질이 15∼20%, 지방은 1% 미만으로 들어 있다. 새우는 비린내가 적다. 마른 새우는 가루를 내서 조미료로 쓸 수 있다. 다른 요리에 맛을 내기 위해 쓴다. 새우 껍데기는 냉동 보관했다가 국물 내기에 써도 된다. 어디에 들어가도 맛을 좋게 만든다. 활용할 수 있는 폭이 넓다. 보관하기도 쉬운 식재료다.
새우를 고를 때는 먼저 신선도를 고려해야 한다. 껍데기에 탄력이 있고 광택이 있으며 몸에 투명한 느낌이 있는 것을 고른다. 신선도가 떨어져 부패하면 머리 부분 색이 변하고 암모니아 냄새가 난다. 바로 쓰지 않을 것은 냉동 보관한다. 데쳐서 냉동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냉동했던 새우는 요리하기 직전에 해동한다. 냉장고에서 해동하거나 비닐에 넣은 상태로 찬물을 흘려 해동한다. 냉동제품을 보면 얼음 옷을 입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새우가 얼음 옷으로 코팅돼 있으면 공기 접촉도 적고 얼음 결정이 커지지 않아 좋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손질할 때는 꺾여 있는 새우 등 부위에 이쑤시개를 넣어 가늘고 긴 내장을 제거한다. 꼬리 사이에 있는 뾰족한 물주머니도 제거한다. 튀김을 할 때 기름이 튀어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신구대 식품영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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