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논단>‘사람 투자’는 全부처 협력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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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우리가 이미 직면하고 있는 미래는 인구와 일자리에서의 커다란 변화에서부터 시작된다. 통계청 발표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고령인구(65세 이상)는 계속 늘어 2067년에는 생산연령인구(16∼64세)를 앞선다. 반대로, 학령인구(6∼21세)는 2067년에 2017년 학령인구의 43%, 즉 절반도 남지 않는다고 하니, 이제 교육의 ‘대상’에 대한 우리의 기존 관념을 바꿔야 할 때다.

그뿐인가.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는 우리의 일자리 지형을 크게 바꿔 놓고 있으며, 또 바꿔 나갈 것이다.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 매킨지는 재작년 우리나라 414개 직종 2500만 명의 일자리를 분석, 2030년까지 국내 총 노동시간 중 최대 49.7%가 자동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급변하는 산업 환경은 그간 우리가 믿어온 지식·자격·학위 등의 유통기한을 급속히 줄여나갈 것이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는 무엇에 중점을 두고 학습해야 할까.

얼마 전 2019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혁신적 포용국가 건설을 위해 사람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면 사람에 대한 ‘투자’를 통해 우리는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는가.

사람 투자는 인구 고령화와 빠르고 빈번하게 바뀌는 산업 환경 속에서 개인의 평생고용 가능성을 키워 줄 것이다. 국민에게 생애 전 단계에 걸친 지속 가능한 능력 개발 체제를 지원할 것이다. 이러한 체제가 수립되면 국가 입장에서도 지속해서 인적자본의 질을 높여 갈 수 있다. 이는 생산연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국가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토대가 돼 국가의 혁신성장 엔진을 계속 가동시킬 것이다. 또한, 전 생애에 걸친 지속적인 사람 투자 정책을 통한 교육 격차 해소는 결국 양극화 완화와 사회 통합으로 이어져 보다 포용적인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다. 사람 투자는 이처럼 격변하는 미래가 만들어내는 미로에서 길을 찾도록 해주는 국가의 미래 대응 전략이다.

다음으로 생각해봐야 할 것은, ‘어떤 정책에 자본·시간·정성을 쏟아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우리의 인재 양성 정책은 크게 세 가지 점에서 집중적인 투자를 필요로 한다. 첫째, 혁신 인재 양성, 둘째, 학교-일터 간 인력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해소, 셋째, 평생·직업교육 체제 강화가 그것이다.

혁신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대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핵심 역량을 우선 키울 필요가 있다. 흔히 4C로 대변되는 비판적 사고력, 창의력, 협업 능력, 의사소통 능력이 그것이다. 이러한 역량의 바탕 위에, 신산업·유망산업이라 일컫는 전문 분야의 지식과 기술을 더해 가야 한다. 또한, 노동시장에서의 미스 매치 해소를 위해서는 교육계와 산업계가 더 가까워져야 한다. 산업계의 교육 투자가 확대되는 한편 교육계도 산업계와의 공동교육 과정 개발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는 등 상생을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평생교육과 직업교육 체제를 강화하는 것은 대학 진학 중심으로 치우친 아이들의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고령화 시대에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언제든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사람 투자’는 교육부만의 몫이 아니며, 교육부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전 부처가 함께 참여해 끊임없이 논의·협력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부를 중심으로 정부 부처, 지자체, 산업계, 민간 전문가 등이 함께 참여하는 ‘사람투자·인재양성협의회’를 구성해 꾸려 나가겠다는 포부를 이미 밝힌 바 있다. 범부처 협의회를 통해 투자를 계속 늘려나가는 한편, 사람 투자 확대를 통해 누구나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고 적합한 인재가 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