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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19년 05월 22일(水)
‘타인 정자로 인공수정’ 親子인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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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 인공수정후 이혼한 남성 ‘친생부인 소송’ 공개변론

1,2심 패소… 연말 최종선고
‘혼인중 임신하면 남편 자식’
친생추정 원칙 변화 가능성


다른 사람의 정자로 인공수정해 낳은 자녀를 남편의 친자식으로 볼 수 있을까.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를 판단하기 위해 22일 공개변론을 열고 각계 의견을 듣는다. 현대과학기술 발달로 제3의 정자를 사용한 인공수정 등 새로운 임신·출산 형태가 등장하면서 ‘혼인 중 임신하면 남편 자식’이라는 민법 원칙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대법정에서 A 씨가 두 자녀에 대해 낸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상고심에 대한 공개변론을 연다.

A와 B 씨는 지난 1985년에 결혼했지만, A 씨의 무정자증으로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B 씨는 A 씨의 동의를 받아 제3자에게서 정자를 제공받아 1993년 인공수정을 통해 첫째 자녀를 출산했고, 1997년에는 혼외관계로 둘째 자녀도 낳았다. 첫째와 둘째 모두 A 씨와 B 씨의 자녀로 출생신고됐다.

A와 B 씨는 2013년쯤 부부갈등으로 협의이혼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둘째 아이가 A 씨의 친자식이 아님을 알게 됐다. A 씨는 두 자녀를 상대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A 씨가 제3자 정자를 사용한 인공수정에 동의한 이상 소송 제기 자체가 부적합하다”며 A 씨의 패소를 결정했다. 둘째 자녀에 대해서도 A 씨와 B 씨가 별거 중이었고, 유전자 검사 결과 친생자로 추정되지 않는다고 보는 게 타당하지만, 실질적인 요건을 갖췄기 때문에 양친자 관계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민법 제844조·제847조는 아내가 혼인 중 임신한 자녀를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하고, 이를 깨뜨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친생부인의 소’를 인정하고 있다. 의학이 발달하기 전 여성이 혼인 중 낳은 아이에 대해 남편의 자식임을 일일이 증명해야 하는 문제를 방지하고, 자녀의 복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현대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제3자 정자를 이용한 인공수정 등 새로운 임신과 출산방법이 개발돼 친부모와 친자식 관계를 규정하는 사회인식도 변하고 있다. 유전자형 배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어 친생자 관계를 입증하는 어려움도 크게 덜게 됐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날 공개변론에 서면의견서를 제출해 “제3자 인공수정에 남편이 동의한 경우에 대해선 “신의칙과 금반언의 원칙에 따라 남편의 친생부인 주장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대법원은 해당 변론을 참고해 늦어도 올 하반기에 최종 선고를 내릴 방침이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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