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원전 정책은 미신에서 비롯… 산업생태계 붕괴중”

‘탈원전 문제 어떻게…’세미나

주한규 교수 “조장된 공포로
원전경쟁력 약화 부작용 불러
부품업체 줄도산 현실화될것”

현 정부가 추진하는 탈원전 정책이 과학적 사실이 아니라 비과학적 미신 또는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원전의 대안으로 추진되는 태양광 사업도 ‘기만적’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18일 서울 여의동 국회의원회관에서 플랫폼 자유와 공화·원자력정책연대·한반도선진화재단 등의 공동주최로 열린 ‘미세먼지·탈원전·태양광 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 세미나 발표문에서 “사실 오인과 미신, 조장된 공포로 시작된 탈원전 정책이 무고한 희생을 초래하고 있다”며 정책 시정을 주문했다. 최근 들어 원전 경쟁력 약화·에너지 생산단가 상승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지난 4일 발표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 탈원전을 명문화하며 에너지 전환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 교수는 “급격하고 무리한 탈원전 조치로 원전 생태계가 급속히 붕괴하고 있다”며 “원전 설비 부품 제조 업체의 86%가 경영난을 겪고 있고, 신고리 5·6호기 물량 공급이 끝나는 올해 말 이후엔 줄도산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원전 이용률과 발전량이 감소하고 화력발전 및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이 증가하면서 한국전력이 적자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화력발전이 늘어 이산화탄소 배출이 증가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 같은 탈원전 정책은 상당 부분 사실과 다른 미신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이 주 교수의 시각이다. 흔히 원전의 문제점으로 사고 위험성이 거론되지만, 주 교수는 후쿠시마(福島) 원전 폭발 사고를 동반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 대해 “5개 원전 부지 중 후쿠시마 제1원전을 제외한 일본 동해안 원전은 모두 안전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진앙에 가까운 오나가와(女川) 원전에는 피해 주민 300여 명이 3개월 동안 대피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주 교수는 또 원전에 관한 세계적 추세에 대해서도 “31개 원전 운영국 중 5개국만 탈원전 중이고, 2013년 이후 세계 원전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수단으로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원전도 확대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원전의 대안으로 추진되는 서울시의 아파트 베란다 태양광 사업에 대해서도 ‘기만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주동식 제3의길 대표는 해당 사업에 대해 “최적 조건에서의 최대 발전량을 홍보할 뿐, 설치 가구의 실제 발전 가능량을 알려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