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향해 경고장 날린 네타냐후 “전투기 작전 가능지역에 포함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美·이란 갈등, 이스라엘로 번져
이란 “美항공모함 사정권” 맞불

이란이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당시 약속한 우라늄 저장량 및 농축도 제한을 파기해 사실상 핵개발 재개 수순을 밟는 데 대해 이스라엘이 직접 타격 가능성을 거론하며 경고하고 나섰다. 미·이란 갈등이 앙숙 이스라엘과 이란 간 대리전 양상으로 확산하면서 중동지역을 무대로 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의 위협을 차단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시리아 등을 수시로 공습하고 있다.

9일 로이터통신, 예루살렘포스트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사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중남부 네게브사막에 위치한 네바팀공군기지에 배치된 F-35 라이트닝Ⅱ 비행중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란을 향해 이스라엘 전투기의 작전이 가능한 지역에 포함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F-35 전투기 앞에 서서 “이란은 최근 이스라엘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했다”며 “그들(이란)은 이 전투기들이 이란, 시리아를 포함해 중동 어디든지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5월 미국 외 국가로는 최초로 스텔스전투기인 F-35를 실전 배치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이날 경고 발언은 이란이 2015년 핵합의에서 제한한 우라늄 저장량(300㎏)과 농축도(3.67%) 한도를 잇따라 파기하면서 핵개발을 재개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왔다. 이스라엘은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을 최대 숙적으로 상정하고 핵·미사일 개발 저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네타냐후 총리가 직접 나서 “테헤란에서 비밀 핵 창고를 발견했다”며 국제사회에 대이란 제재를 요구했다. 지난 1일 이란이 저농축우라늄(LEU) 저장한도를 넘기자 유럽 국가들에 대이란 제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란 역시 미국과 함께 이스라엘을 겨냥한 가시 돋친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모즈타바 졸누르 이란 의회 핵정책위원장은 1일 “미국이 우리(이란)를 공격한다면 이스라엘의 수명은 30분밖에 남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등이 연일 이란에 경고장을 날리는 가운데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는 9일 페르시아만 내 미군기지 및 항공모함들이 이란 미사일의 사정권 안에 있다며 “그들(미국)이 실수한다면 우리 미사일이 그들의 항공모함들을 파괴해 버릴 것”이라고 밝혔다. IRGC는 “미국은 이란과의 군사적 대치가 가져올 결과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