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효과 내려 지출 늘리겠다면서 재정적자 줄이겠다는 정부의 ‘모순’

앞뒤 안맞는 정책집행

‘서로 모순되는 얘기를 하는 경제총괄 부처.’

기획재정부가 재정 건전성 유지와 2%대 성장률 달성 목표 사이에서 상충되는 논리를 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경제계에 따르면 기재부는 “올해 4분기에 예산 이월(移越)과 불용(不用)을 최소화해서 제2, 제3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효과를 내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4분기 예산 이월·불용 등을 고려하면 연간으로는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 등을 제외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수지) 등 재정수지 적자가 축소되면서 연말에는 정부 전망치 수준으로 수렴될 전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가능성이 커지자 “올해 재정집행률을 중앙 재정 97% 이상, 지방 재정 90% 이상, 지방교육 재정 91.5%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구윤철 기재부 2차관은 “중앙·지방재정을 합쳐 연간 70조 원의 불용액이 발생하는데, 불용액의 10%만 사용해도 추경 효과가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기재부는 올해 1∼4월 재정수지 적자 폭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자 지난 6월 11일 “재정수지 적자는 올해 편성된 예산을 집중적으로 조기 집행한 결과 등에 따른 것”이라며 “올해는 특히 재정 조기 집행 규모가 큰 바 연말 통합재정수지는 당초 전망한 수준(6조5000억 원 흑자)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기재부는 1∼9월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이 여전히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자 지난 8일 브리핑에서는 “그간 재정을 조기 집행해서 추가로 쓸 부분이 많이 남아 있지 않고, 4분기 세수 증가가 기대돼 재정수지가 정부 전망치로 수렴하지 않을까 한다”며 “추경까지 반영한 기준으로 정부 전망치는 통합재정수지는 1조 원 흑자, 관리재정수지 42조3000억 원 적자”라고 주장했다.

추경까지 반영했다면서 정부 전망치가 통합재정수지 기준으로 6조5000억 원 흑자에서 1조 원 흑자로 5조5000억 원이나 줄어든 것이다.

특히 기재부는 올해 4분기에 다 못 쓰고 남기는 예산을 최소화하겠다고 주장하다가, 재정수지 브리핑을 할 때는 재정을 조기 집행해 추가로 쓸 부분이 많지 않다고 얘기하는 등 정반대 주장을 하고 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