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성장’ 베트남, 한국 석유제품 주요 수입국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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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수출물량 月 사상최대
일본 제치고 2위로 올라
정유업체들 투자 늘려가

높은 경제성장률을 앞세운 베트남이 한국 석유제품 주요 수입국으로 급부상했다.

17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0월 국내 정유업체들의 베트남 수출 물량이 월간 기준사상 최대치인 412만6000배럴을 기록해, 베트남이 일본을 제치고 수출 대상국 2위로 올라섰다. 최근 몇 년간 부동의 1위는 중국이다.

과거 베트남은 한국 석유제품 수출 대상국 7~8위권에 머물렀지만, 올 하반기부터 수출량이 급증했다. 수출 제품도 휘발유·경유 등 고부가가치 경질제품이 95% 이상 차지할 정도로 질적인 측면도 우수하다.

이는 석유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베트남의 부족한 정제시설 때문이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베트남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9년 내 최고치인 7.0%를 기록한 가운데 석유제품과 자동차·오토바이의 산업생산지수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반면,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정제능력은 석유소비량 대비 70% 수준인 36만7000배럴에 불과해 부족분은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정유업체들도 베트남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베트남 바리어붕따우성에 20만 배럴 규모의 석유제품 수출 거점을 확보하고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 정유사가 베트남에 석유제품 저장기지를 구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S칼텍스도 지난 9월 베트남 1위 국영 석유사인 페트로리멕스 사이공과 베트남 주유소 운영 고도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국석유협회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라 석유 수출량이 줄어드는 등 대외여건이 악화된 와중에 베트남 수출량 확대는 정유업계에 고무적”이라며 “국내 정유업계 매출 55% 이상이 수출에서 발생하는 만큼 수출지역 다변화가 활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이외에도 필리핀, 말레이시아의 석유제품 수출량도 2016년 이후 각각 74%, 66% 늘어나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됐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