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총선 D-50’ 대한민국 미래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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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거대 양당 중심 공천戰 본격화
여당은 금태섭 파문 정리 중요
통합당은 유승민·안철수 몸살

비례 위성정당이 승패 大변수
미래한국 맞설 與 의병黨 관심
文정권 ‘지원 vs 견제’가 본질

총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출발은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국민의당과 호남신당 등의 3각 구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창당 러시지만, 현시점에선 ‘양당 + 의 경쟁’이다. 총선 승부의 절반은 공천에서 갈린다. 희생과 헌신의 통합을 바탕으로 얼마나 공동체 우선의 자세가 돼 있는지 국민이 판단한다.

민주당 공천은 ‘원 팀과 원 보이스’다. ‘문세습·김투기·정미투’의 공천 고비는 잘 넘겼다. 그런데도 권력의 오만과 공감 부족은 곳곳에서 확인된다. 당연한 권력의 논리다. 특히, 금태섭 의원에게 당원·지지자들에 대한 사과 메시지를 제안했다니 향후 어떻게 내부 강경파를 아우를지가 뇌관이다. 다양성과 역동성을 잃고 관심도 흥미도 없어진 공천에 반전을 가져올 이낙연 공동선대위원장의 역할이 주목된다. 그는 “겸손과 반성”이라며 타이밍 잡기와 워딩의 달인임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더 나아가야 한다. 스스로 뭘 어떻게 하려는지? 자신과 당의 색을 무엇으로 어떻게 만들어갈지 보여줘야 한다. 그가 할 일은 “일찍부터 과하다 싶을 정도로 싹을 자르고 적극 대처”를 주도하는 모습이다.

오늘 시점에서 보면 통합당 공천은 민주당에 약간 우세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의 공(功)이다. 결정타는 TK(대구·경북) 물갈이와 ‘중진급 교통정리’의 상징이다. 하지만 대체 선수 부족과 올드보이의 귀환은 아픈 지적이다. 변화와 개혁의 능력 있는 새로운 인재는 드물고 ‘그 나물에 그 밥’으로는 부족하다.

통합의 공천 과정에서 원심력 제어의 갈등 관리도 중요하다. 탈락자들이 공동체 우선의 희생과 헌신을 우선해야 하는데, 유승민 의원의 역할이 필요하다. 소수 계파의 대장처럼 당장 눈앞의 공천 이해 다툼에 매몰되지 말고 ‘유승민 가치와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 ‘반문(反文)의 통합’은 총선 승리의 필수조건이다. 충분조건은 비전과 가치로 대한민국 공동체의 미래를 제시하는 거다.

공천 경쟁의 마지막 승부처는 황교안 대표의 몫이다. 자신이 정파 수장 이상의 역할이 가능한 리더십이 있음을 안철수의 중도보수 통합 합류 성과로 연결시켜야 한다.

안철수 동참은 반문 중도보수 통합의 마지막 조각이다. 측근조차 “반문 통합”을 외치며 통합당으로 향하는데, 그는 “기득권 정치의 벽을 뚫어 보겠다”고 다짐한다. 그에겐 시간이 갈수록 선택의 폭이 좁아진다. 합당이 불가능하다면 최소한 일정 지역을 중심으로라도 선거연대를 고려해야 한다. 관건은 선택의 타이밍이다. 정치적 선택지를 가능한 한 넓히고,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선택을 강요당하거나 마지막 ‘철수정치’의 모습은 피해야 한다.

여야 공천 경쟁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권력이 고개를 들면 위험해진다는 위기의식과 ‘정권 견제론’이 ‘정부 지원론’을 오차범위 내지만 앞서는 최근의 흐름에 도취돼 긴장을 풀면, 오버하면 한 방에 훅 간다는 절박감을 누가 계속 가져가느냐다.

한편, 이번 총선은 비례 위성정당의 역할에서 승부가 갈린다. 민주당은 이를 ‘괴뢰정당’이며 ‘국민이 심판해 줄 것’이라면서도 선거가 다가올수록 속은 더 타들어 간다. 이미 바람 잡기에 나섰다. 친문 핵심인사는 “이번 선거에선 민심 왜곡 우려가 있다. 만약 비상한 상황이 벌어지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생각해야 한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당을 만들면 우리가 어떻게 말릴 방법은 없다”는 건 정치적 알리바이 만들기다. ‘의병’이라고까지 하니 할 말이 없다.

손혜원 의원은 “민주당 위성정당이 아닌, 민주시민을 위한 시민이 뽑는 비례 정당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냥 있을 수는 없다”고 한다. “비례대표에서 20석 정도 손해 보고 시작하는 셈”이라니 결국 못 이기는 척하거나 공식적으론 ‘무관’하다면서도 정치적 실리를 추구할 듯하다.

“민주당이 잘못 판단한 일이 있으면 되돌려야 한다”는 건 선거제도 설계가 잘못됐다는 솔직한 인정이다. 제도 자체가 그렇게 하도록 만든 셈이다. 따라서 선거 후 개헌 논의와 함께 종합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코로나19를 핑계로 선거 연기를 고려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불리하다는 측에서 더 강하다. 대한민국 공동체의 안전엔 여야가 없다는 걸 전제로 공익과 정파성의 조화를 어떻게 이룰지가 여야에 주어진 공통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