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 인터뷰 >“지식의 한 계단 오르고 싶다고요? 불편한 책을 읽으세요”

어떤 책 읽어야 하나 물었더니…

‘불편한 책을 읽을 것.’

대중 인문서 붐을 일으킨 ‘지적인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의 채사장 작가는 “옷을 사고 입는 방식이 사람마다 다르듯 책을 고르고 읽는 방법도 다르다”며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가장 곤란하다고 했다. 그럼에도 대답을 한다면, 그는 “불편한 세계의 지평을 넓히라”고 조언한다.

그는 자신의 개인적인 인문학적 성장과정에 대해 쓴 ‘열한 계단’에서 “인생이라는 제한된 시간 속에서 세계의 다양한 영역을 모험하는 가장 괜찮은 방법은 불편한 책을 읽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는데, 예를 들자면 기독교인에게 불편한 책은 불교나 힌두교에 대한 책이다. 이걸로 끝나는 게 아니다. 불교와 힌두교 책을 통해 지식의 한 계단을 올라서면, 또 새로운 불편함이 찾아오는데, 그것은 철학이나 과학 등 무신론적 내용의 책이 되는 것이다. 일종의 ‘불편함의 변증법’인 셈. 채 작가는 우리가 이런 식으로 ‘불편한 독서’를 반복함으로써 “드디어 진리를 추구하는 인간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채 작가에게 불편한 책은 무엇일까. 물론, 이 책들은 채 작가 인생에 자양분이 돼준 ‘고마운 책’이기도 하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책으로 교통사고를 겪은 후 읽은 ‘티벳사자의 서’를 꼽았다. 책은 사람이 죽은 후 49일 동안 구천을 떠돌 때, 어떻게 하면 해탈에 이를 수 있는지를 자세히 다루고 있는데, 채 작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선체험’에 대해서도 일러준 책이다. 이 책을 극찬한 정신의학자 융은 추천사에서 “텍스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다고 해서 텍스트로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영적 준비가 된 사람만이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이 밖에 채 작가는 신약성서,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 체 게바라 평전 등을 ‘인생 책’으로 꼽았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