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2020.10.20 화요일
전광판
Hot Click
방송·연예
[문화] 안진용 기자의 엔터 톡 게재 일자 : 2020년 09월 18일(金)
당신의 ‘부캐’는 무엇인가요?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요즘 방송가는 ‘부캐 놀이’에 푹 빠져 있습니다. 가수 이효리는 혼성 그룹 싹쓰리의 멤버 린다G에 이어 요즘은 소위 ‘센 언니’들이 모인 프로젝트 걸그룹 환불원정대에서 ‘천옥’으로 불리죠. 방송인 유재석도 마찬가지입니다. 이효리와 함께 싹쓰리로 활동하며 유두래곤으로 분했던 그는 지난 상반기까지만 해도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더 유명했는데요. 이처럼 연예인들은 또 다른 자아를 부(副·sub)캐릭터 삼아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죠.

따지고 보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부캐릭터가 있습니다. 저만 봐도, 회사에선 기자지만 집으로 돌아가면 두 아이의 아빠이자 한 여인의 남편이죠. 본가에 가면 아들이고, 처가에서는 사위고요. 오랜 친구들과 만날 때는 여전히 제 이름이 아니라 입에 담기도 민망한 별명으로 불립니다.

때마다 처세도 달라지죠. 회사에서는 빈틈없이 일하려 분주히 움직이지만, 집에 가면 소파와 한 몸이 돼 TV만 보다가 “왜 저러나 몰라”라는 아내의 쓴소리에 입을 삐죽대는 이 시대의 평균적인(?) 남편입니다. 본가에서는 결혼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별 이야기를 안 하는 무뚝뚝한 둘째 아들인데, 처가에서는 무슨 대화라도 나눠 보려고 노력하는 큰사위죠. 그러다 친구들과는 불혹이 넘긴 나이에도 ‘중2병’에 걸린 애들이나 할 법한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낄낄댑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중 내 본캐릭터(본캐)는 무엇일까?” 린다G와 천옥의 본캐는 이효리, 유산슬과 유두래곤의 본캐는 유재석이라는 것을 시청자들은 다 알고 있죠. 하지만 정작 현실을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 중 어느 것이 본캐인지 아는 사람은 드뭅니다.

가족과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해 아빠이자 남편으로 남고 싶어도, 그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근로자로 살며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하죠. 처가에 가서 아들처럼 대하려 해도, 사위는 사위일 뿐입니다. 시어머니들이 “엄마처럼 생각하라”고 매번 얘기해도, 며느리들이 속으로 ‘우리 엄마는 따로 있는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처럼요.

결국 TV 안과 밖은 참 다릅니다. 새롭게 시도한 부캐가 실패하면 이효리와 유재석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면 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 회사에서 낙오해 경제적 부양을 못하면 좋은 아빠가 되기 어려운데요. 일에 몰두해 회사에서 승승장구해도 가족에게 외면받으면, 그 역시 비참합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오늘 아침도 출근하는 차 안에서 싹쓰리의 ‘다시 여기 바닷가’를 들으며 잠시나마 위로를 받고, 이렇듯 칼럼의 주제도 얻었으니까요. 본캐면 어떻고 부캐면 어떻습니까? 시인과촌장이 ‘가시나무’에서 얘기했듯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오늘도 그저 열심히 살아갈 뿐입니다.
e-mail 안진용 기자 / 문화부 / 차장 안진용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많이 본 기사 ]
▶ 윤석열 “검사 믿는다”… 檢, 수사팀 전원교체 방침
▶ ‘연봉 115억원→?’…토트넘 ‘골폭풍’ 손흥민과 재계약 추진
▶ “술만 마셔 희망없어…” 76세 노모, 100㎏ 아들 목을 졸랐..
▶ “전문직 사업소득 1위 의사 2억3천만원…변호사의 2배”
▶ [단독]‘월성원전 폐쇄’ 당시 靑비서관도 문책 포함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전문직 사업소득 1위 의사 2억3천..
文정권, 한반도 안보수호란 美의 근본..
與, 공시지가 세부담 완화 추진… 종..
감사원 ‘월성폐쇄 핵심근거 흠결’ 결론..
강경화 장관도 못말린 ‘요트 여행’…방..
topnew_title
topnews_photo 라임 지휘권 박탈당한 尹, 일선에 독립성 주문 남부지검, 수사검사 교체나서… 수사 방해 논란윤석열 검찰총장이 ‘라임 비리’ 의혹 등 수..
mark[단독]‘월성원전 폐쇄’ 당시 靑비서관도 문책 포함
mark“러시아, 한국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 생산”
“술만 마셔 희망없어…” 76세 노모, 100㎏ 아들 목..
고창서 독감백신 접종 70대 숨진 채 발견…“인과관..
[속보]감사원 “월성1호기 경제성 불합리하게 낮게..
line
special news ‘연봉 115억원→?’…토트넘 ‘골폭풍’ 손흥민과 재..
최고의 활약으로 2020-2021시즌을 기분 좋게 시작한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의 연봉이 확 오를 것으로..

line
친정부 검사들 포진시켜 ‘수사 맥끊기→답정너 결론..
中, 사거리 2000㎞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배치… “..
‘집값 민심’에 직격탄 맞은 이낙연… 부동산 직접 챙..
photo_news
“최지만의 ‘다리 찢기’ 수비, 월드시리즈 흥행 ..
photo_news
‘유명 래퍼’ 나플라·루피 등 5명, 대마 흡입 적발
line
[21세기 과학의 최전선]
illust
백신접종 우선순위도 결정하는 ‘페이지랭크’… 구글은 神이 되..
[전지적 문화 시점]
illust
반갑다! 스타의 작품 사랑… 두렵다! 팬들의 미술 편식
topnew_title
number “전문직 사업소득 1위 의사 2억3천만원…변..
文정권, 한반도 안보수호란 美의 근본 가치..
與, 공시지가 세부담 완화 추진… 종부세 감..
감사원 ‘월성폐쇄 핵심근거 흠결’ 결론… “탈..
hot_photo
새 얼굴로 돌아온 제네시스 더 뉴..
hot_photo
제주도 백종원 호텔 조식 뷔페 9..
hot_photo
“건물 벽에 아이언맨이?”…롯데월..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